지난해 고용정보시스템인 ‘워크넷’ 해킹으로 23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한국고용정보원이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아주 미흡(E)’ 평가를 받았다. 고용정보원은 기관장 해임 절차를 밟게 된다. 고용정보원을 비롯해 한국가스공사 등 13곳이 낙제점에 해당하는 ‘미흡(D)’ 이하 평가를 받았다.
19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 조치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기업 32개, 준정부기관 55개 등 87개 공공기관에 대한 평가 결과 ‘우수(A)’ 등급을 받은 기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KOTRA 등 15개였다.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전력공사, 국민연금공단 등 30개 기관이 ‘양호(B)’, 강원랜드와 한국마사회 등 29개 기관이 ‘보통(C)’ 등급을 받았다.
반면, 가스공사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공항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11개 기관은 ‘미흡’ 평가를 받았다. 최하 등급인 ‘아주 미흡’은 고용정보원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두 곳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용정보원장 임명권자인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김영중 원장의 해임을 건의할 계획이다. 고용정보원은 청렴도가 악화된 가운데 지난해 워크넷 해킹으로 정부 서비스에 상당한 피해를 준 것으로 평가됐다. 정부 관계자는 “코바코는 기관장이 공석이어서 해임 건의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경영평가에 따른 해임 건의를 수용하지 않은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경영 실적이 부진한 가스공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과 사망 사고가 발생한 한전, 코레일, 한국농어촌공사 등 총 13개 기관에는 기관장 경고 조치를 내렸다.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최고 등급인 ‘탁월(S)’ 평가를 받은 기관은 없었다.
공공기관들은 이번 평가에 따라 예산 규모를 조정하게 된다. 미흡 이하 평가를 받은 13개 기관은 내년도 경상경비가 0.5∼1.0% 삭감되고 별도의 경영 개선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직무급 도입 및 운영실적 최우수 기관 3곳은 내년에 총인건비가 0.1%포인트 더 지급된다.
임직원 성과급도 보통 이상의 평가를 받은 기관에만 차등 지급된다. 14개 재무위험 기관 가운데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더 커진 광해광업공단과 대한석탄공사의 기관장과 감사, 상임이사는 성과급을 100% 삭감한다. 이날 최 부총리는 “이번 평가는 사업 성과, 경영 혁신, 재무 개선, 사회적 책임 등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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