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설록 티팩토리’ 설립, 재배-가공-포장 원스톱 시스템 구축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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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골든픽 해차 ‘아모레퍼시픽 서성환 100년’ 리미티드 에디션 출시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차밭에 설립된 ‘오설록 티팩토리’. 중산간의 완만한 구릉에 맞춰 한라산을 향한 서쪽 진입부는 1층 건물로 시작해 지형이 낮아지는 동쪽으로 갈수록 전체 길이와 높이가 드러난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제주에 ‘오설록 티팩토리’를 설립했다. 원재료인 차 재배부터 가공, 제품 출하까지 한번에 가능한 생산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차밭에 들어선 ‘한남다원 오설록 티팩토리’는 2만3000m²(약 7000평) 대지에 건축 면적 7200m²(약 2200평) 규모다. 오설록 제품을 연간 646t 제조하고 8600만 개를 출하할 수 있다. 오설록 프리미엄 공장 등 기존 오설록 농장이 가까이 있어 생산 체계를 효율적으로 갖추게 됐다. 녹차 원재료를 유기농으로 재배해 가공 및 제품 포장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완성된 것이다.

‘오설록 티팩토리’는 제주산 화산송이 벽돌을 사용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은 “2023년 9월 준공된 오설록 티팩토리는 생산시설을 증설하는 것을 넘어 일원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최고급 차 생산을 위한 첫 발을 내딛는다는 의미가 있다”며 “제주를 세계 차 생산의 중심지로 이끌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설록 티팩토리의 설계는 건축가 조민석 매스스터디스 대표가 맡았다. 165m 길이의 2층 남향 구조로 된 순환형 동선 체계로, 방문자들이 수월하게 다닐 수 있도록 했다. 내부는 제조, 포장, 출하 순서에 따라 서쪽에서부터 동쪽 방향으로 구성됐다. 차밭을 향한 남쪽과 수확한 녹차 원료의 반출입구가 닿은 북쪽면을 연결했다. 방문객은 곳곳에 배치된 공정별 관람창을 통해 차 제조 과정을 순차적으로 볼 수 있다.

한라산을 향한 서쪽 진입부는 1층 건물로 시작해 지형이 낮아지는 동쪽으로 이동할수록 전체 길이와 높이가 드러난다. 아모레퍼시픽은 “오설록 티팩토리의 기능과 시설은 서귀포 중산간의 완만한 구릉과 마을길 등 기존 자연 지형지물과 순응하도록 했다”며 “외관은 제주산 화산송이 벽돌을 중심으로 자재 본연의 기능과 재질을 살려 제주 자연과 조화를 이루게 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창업자인 서성환 선대회장이 제주 차밭을 돌보는 모습.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 창업자인 서성환 선대회장이 제주 차밭을 돌보는 모습. 아모레퍼시픽 제공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 창업자인 장원(粧源) 서성환 선대회장(1924∼2003)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올해의 골든픽 해차를 ‘아모레퍼시픽 서성환 100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였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일로향과 우전, 세작 제품으로 구성된다. 매년 봄 차나무의 새싹을 따 한정 수량만을 생산하는 해차는 찻잎을 딴 직후 가공해 신선하다. 오설록은 2020년부터 해차 제품에 ‘황금빛 차밭에서 손으로 땄다’는 의미의 ‘골든 픽(Golden Pick)’ 엠블럼을 표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는 제주에 봄비가 충분히 내린데다 일교차가 커 차의 풍미와 맛이 더 깊다”고 밝혔다.

오설록은 선대회장의 차 문화를 향한 집념과 도전을 보여주는 전시인 ‘잘 가꾸고 다듬은 근원│아름다운 집념, 장원(A DREAM, A FOUNDATION, A PROCESS, JANGWON)’을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에서 올해 12월까지 연다. 전시는 한국의 차 문화를 되살리고 녹차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한 선대회장의 사진과 어록 등으로 구성됐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선대회장은 우리의 전통 차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1979년 제주 도순 지역의 황무지를 녹차밭으로 개간하기 시작했다. 차밭은 서광차밭, 돌송이차밭, 한남차밭에 이르는 100만 평 규모로 확장돼 오설록 유기농 다원이 형성됐다.

‘아모레퍼시픽 서성환 100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인 오설록 해차 3종. 아모레퍼시픽 제공
선대회장은 1970년대 사업을 위해 외국을 다니면서 나라마다 고유한 차 문화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우리나라는 과거에는 차 문화가 발달했지만 이를 잃어가고 있어 안타까워했다. 선대회장은 “일본의 차 문화는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것인데, 그들은 그것을 다듬고 가꾸어서 세계에 자랑하고 산업적으로도 성공했다. 이제 나라도 나서서 차 문화를 보급하고 전파해야 되겠다. 녹차를 우리 고유의 차로 다시 키워내고 싶다”고 했다.

주변에서 만류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선대회장은 “개인 재산으로라도 하겠다. 찻잎은 내가 사서 사업화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북이 고향인 선대회장은 자신의 고향과 닮은 제주 차밭에서 마지막 보람을 다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당시 제주는 농사지을 땅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에 선대회장은 기존에 가꾸어진 농토가 아니라 버려진 땅인 중산간 지역을 일구기 시작했다. 2년 가까이 돌과 잡목을 걷어내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한 끝에 비옥한 땅을 만든 뒤 차나무를 심었다. 황무지를 개간해 차나무를 심은 지 4년이 지난 1983년 처음으로 찻잎을 수확할 수 있었다.

오설록 제주 서광차밭의 햇차 수확 모습 아모레퍼시픽 제공
차밭 조성과 함께 차의 맛과 향을 전하려 애썼다. 사업 초기, 다도를 알리기 위해 방문 판매를 했고 잡지 ‘주간 다보’를 통해 차에 대한 지식을 전파했다. 그 결과 오설록 차밭과 티 뮤지엄, 티 스톤은 국내외에서 많은 이들이 모여들어 차를 경험하고 즐기는 곳이 됐다. 우리 전통 차 문화를 소개하고 보급하기 위해 2001년 문을 연 오설록 티 뮤지엄은 연간 200만 명이 방문하고 있다. 오설록 티 스톤은 2013년 개관한 복합 차 문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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