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대선후보 수락 93분 연설
“재집권땐 김정은과 다시 잘지낼 것”
바이든, 주말 후보사퇴 가능성 커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18일(현지 시간) 대선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하며 2016년, 2020년에 이은 세 번째 대선 도전에 나섰다. 13일 피격 직후 처음으로 대중 연설에 나선 그는 대외적으로 ‘미국 우선주의’, 대내적으로는 ‘통합’을 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톱다운(하향)식 외교’를 재개할 뜻도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15일부터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2024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93분간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4개월 후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을 가장 위대한 나라로 만들자”고 외쳤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연설이 TV로 중계된 대선 후보 수락 연설 중 가장 길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김 위원장과의 정상외교 재개 의지를 밝혔다. 그는 “많은 핵무기를 가진 이와 잘 지내는 것은 좋다(nice)”며 “(백악관에) 돌아갈 때 그와 다시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김 위원장)가 나와 잘 지낼 때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다”며 “그도 내가 그리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을 외교 성과로 강조하며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의향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더 강해진 ‘미국 우선주의’도 예고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들어와 우리를 약탈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은 미국에서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거센 대선 후보직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일부 민주당 의원들에게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수용이 임박한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수일 안에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선언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 익명의 민주당 소속 주지사는 CNN에 “향후 72시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을 110일 앞둔 1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후보는 93분간 이어진 후보 지명 수락 연설에서 “재집권하면 나는 그와 잘 지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집권 1기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 차례 만난 바 있다. 북-미 정상외교 재개를 통한 한반도 긴장 완화를 강조하는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하면 대북 정책이 미 외교안보 정책의 우선 순위에 놓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총기 피습 이후 첫 공개 연설에 나선 트럼프 후보는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이민, 안보, 경제 등의 이슈를 설명하며 대선 경쟁자 조 바이든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대외 정책에서는 “중국산 자동차에 최대 200%의 관세를 물리겠다”며 집권 1기 때보다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예고했다.
● 김정은 위원장과 ‘브로맨스 복원’ 예고
총알이 관통한 오른쪽 귀에 붕대를 댄 채로 등장한 트럼프 후보는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서 “나는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다. 언론은 싫어했지만 많은 핵무기를 가진 이와 잘 지내는 것은 좋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다시 도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내가 재집권하면 그와 잘 지낼 것이며 그도 나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후보가 이날 직접 이름을 언급한 해외 지도자는 김 위원장, ‘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등 단 두 명이었다. 재집권하면 김 위원장과의 ‘브로맨스(Bromance·남성 간 친밀한 관계)’를 통해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킬 계획이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후보가 이날 자신의 재임 중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다”고 언급한 것을 토대로 그가 북한 비핵화보다는 도발 중단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후보는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이어지고 있고 한국, 대만, 필리핀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서 분쟁의 망령이 자라고 있다”며 “지구가 제3차 세계대전의 경계에 위태롭게 서 있다”고 우려했다. 재집권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각종 분쟁을 종식시키겠다고도 했다. 그동안 트럼프 후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면 러시아와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 “동맹 약탈 막고 中 자동차에 최대 200% 관세”
트럼프 후보는 ‘동맹의 무임승차’를 막겠다며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 증액, 고율 관세 부과,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등을 시사했다. 그는 “동맹으로 간주한 국가들이 미국으로부터 이득을 취했다”며 “미국은 일자리와 수익을 잃었고 우리 산업은 전멸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가가 미국에 들어와 우리의 일자리를 약탈하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중국을 겨냥해 “중국이 자동차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멕시코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라고 외쳤다. 이어 “그들(중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자동차마다 100∼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미국에서 제품을 팔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에서 제품을 만드는(build) 것”이라며 “미국에 막대한 일자리와 부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후보는 재집권하면 “인플레이션 위기를 즉각 끝낼 것”이라고도 했다. 고물가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는 에너지 가격을 언급하며 취임 첫날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 에너지 시추를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역시 취임 첫날부터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을 펴겠다며 “불법 이민자의 침공을 막지 않으면 미국에 어떤 희망도 없다. 남부 국경의 침략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피격 당시 상황을 거론하며 “암살자의 총알이 4분의 1인치(약 0.64cm) 차이로 비껴가 살아날 수 있었다”며 신(神)의 가호와 애국자의 지지 및 성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