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SG 시대의 ‘착한’ 키오스크, LG 키오스크 27KC3PN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8월 5일 17시 02분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줬다. 식음료 매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키오스크’도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통해 고객은 보다 빠르고 직관적인 주문이 가능하며, 매장에선 보다 적은 인원으로 한층 효율적인 경영이 가능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키오스크는 방역 면에서도 유용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다만 키오스크 때문에 오히려 큰 불편을 겪게 된 사람들도 있다. 디지털 기기의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이나 어린이, 그리고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비롯한 이른바 ‘디지털 취약계층’들이 그러하다. 이들은 키오스크를 제대로 조작하지 못해 본인이 불편을 겪을 뿐 아니라, 주문 순서를 기다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기도 한다. ‘키오스크 공포증’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이니, 사람들을 편하게 하기 위해 등장한 디지털 기술이 오히려 일부 사람들에게는 더 큰 불편을 주게 된 경우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LG전자의 ‘27KC3PN’은 기존 키오스크의 한계를 넘어, 디지털 취약계층의 이용 불편을 최소화한 제품이다. 외부 디자인이나 화면의 구성, 그리고 부가기능에 이르기까지 신체적, 인지적 제약에 의한 불편함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취재진은 LG 키오스크 27KC3PN을 체험하기 위해 경기도 의정부시의 ‘KFC 의정부 민락점’을 방문했다. 지난 8월 25일 오픈한 신규 매장이다. 최근 기업들은 ESG(친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개선) 경영의 일환으로 디지털 취약계층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KFC가 LG 키오스크 27KC3PN을 도입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KFC에 도입된 LG 키오스크 27KC3PN의 첫 인상은?



KFC 의정부 민락점은 총 3대의 LG 키오스크 27KC3PN을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기존 키오스크 대비 가장 눈에 띄는 건 터치스크린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22형, 24형 화면 대비 한층 큰 27형(대각선 길이 약 68cm) 화면을 적용했으며, Full HD급 화질을 구현해 이미지나 텍스트를 비롯한 오브젝트의 시인성이 좋다. 센서 감도 및 반응속도도 양호한 편이며 내부에는 임베디드용 운영체제인 Windows 10 IoT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내장하고 있어 별도의 PC 없이 구동 가능하다.



제품 본체에는 복잡한 시각 요소를 최소화한 심리스(seamless)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매장의 특성에 따라 자유롭게 올려 두고 쓰는 데스크 타입, 그리고 키오스크용 스탠드와 조합한 스탠드 타입을 선택할 수 있다. KFC 의정부 민락점에는 전면에 빈 공간을 마련한 특별한 스탠드를 적용했다. KFC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지체장애인 고객을 위해 디자인한 것이다. 스탠드 전면의 빈 공간 덕분에 휠체어 이용자들도 키오스크 전면에 바짝 붙어 조작을 하는데 불편이 없다고 한다. 참고로 스탠드는 옵션으로 제공되며 한국전자금융 호환 스탠드의 활용이 가능하다.

잘 보이지 않아도, 거동이 불편해도 이용 가능

본체 및 스탠드를 비롯한 하드웨어 외에 소프트웨어 디자인 역시 디지털 취약계층을 배려했다. 주문을 시작할 때 일반 고객을 위한 기본 모드 외에, 시력이 좋지 않거나 거동이 어려운 고객을 위한 저시력/눈높이 주문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저시력 모드를 선택한 경우, 화면을 구성하는 모든 이미지와 텍스트가 일반 모드에 비해 크게 표시되며, 검은색 배경에 흰 글씨로 표시되어 시인성이 한층 좋아진다.



눈높이 모드 역시 눈에 띈다. 눈높이 모드를 선택하면 화면 상단에 빈 공백이 생기는 대신, 모든 주요 오브젝트가 화면 아래쪽에 집중적으로 표시된다. 덕분에 휠체어에 탄 지체 장애인이나 키가 작은 어린이들도 어렵지 않게 메뉴를 고르며 제품을 주문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특수 스탠드와 조합하면 한층 효과적이다.



그리고 저시력/눈높이 모드가 아닌 일반 모드에서도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부가기능을 제공한다. 주문을 하는 도중에도 화면 좌측 하단에 있는 돋보기 모양의 확대 버튼을 터치하면 곧장 현재 화면의 각종 오브젝트가 확대되어 표시된다.

아예 보이지 않아도 주문 가능?

아예 화면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을 ‘음성 메뉴 안내 모드’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제품 하단 중앙에는 전자가 표시된 촉각 키패드가 있으며, 키패드 하단의 포트에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꽂아 크고 명확한 음성안내를 들을 수 있다.



음성 메뉴 안내 모드에서는 화면의 도움 없이 촉각 키패드와 이어폰을 이용해 제품 주문을 할 수 있다. 음성 안내 모드를 시작하면 조작법에 대한 안내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으며, “왼쪽 버튼을 누르면 치킨 메뉴,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버거 메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식의 자세한 안내 음성이 이어진다. 물론 비장애인이 화면 터치로 메뉴 주문을 하는 것에 비해 주문 속도는 느리겠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제품 주문을 하고자 하는 장애인의 의지를 지원할 수 있으므로 의미가 남다르다.



그 외에도 영수증 출력구나 QR/바코드 리더에도 점자 표시가 되어있으며, 신용카드 및 ‘페이’류의 간편결제 기능도 추가할 수 있다. 그리고 서랍식 디자인을 적용해 영수증 출력 프린터나 카드결제기 등의 기능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점은 장애인 고객뿐만 아니라 매장 측에서도 환영할 만한 요소다. 참고로 카드 결제를 위한 EMV 터미널은 LG전자에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지만 LG 키오스크는 Ingenico의 Lane/3000, iUC285 및 Verifone P400를 포함해 다양한 EMV 터미널을 지원한다.

다양한 매장 특성, 운영 방침에 대응하는 커스터마이징 기능

한편, LG 키오스크 27KC3PN은 제품 자체의 기본 기능 외에 이용 매장 측의 특성이나 운영 방침에 따라 별도의 기능을 추가하거나 조정하는 등의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이번에 취재한 KFC 의정부 민락점의 경우, 본체 하단 좌측에 장애인 도움 호출벨을 달았다. 이용에 불편을 겪는 고객이 이를 누르면 매장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장애인 도움 호출벨 하단과 촉각 키패드 하단, 그리고 신용카드 리더기 하단에 별도로 점자 안내를 추가했으며, 카드 리더기 역시 하단에 꽂을 수 있는 제품을 달아 장애인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KFC측은 설명했다.



그 외에도 KFC 의정부 민락점은 매장 입구의 손잡이에 점자 안내를 추가했으며, 입구에서 키오스크까지의 경로를 촉각으로 알 수 있는 표식을 매장 바닥에 설치해 장애인 배려에 최적화된 매장으로 거듭난 것이 눈에 띈다.

KFC가 LG 키오스크 도입한 이유는?

한편 김상기 KFC코리아 IT팀 과장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KFC는 포장재나 빨대 등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것은 물론, 이번 LG 키오스크 27KC3PN 도입에 이르기까지 ESG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LG 키오스크의 개발 과정에도 KFC가 참여해 LG전자와 많은 의견을 교환했으며, 장애인협회를 비롯한 유관기관의 의견도 적극 수렴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의정부 민락, 안산 고잔, 전농동, 상수역, 신사역 등의 5개 KFC 매장을 시작으로 향후 LG 키오스크 27KC3PN의 적용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ESG 시대의 ‘착한’ 경영 돕는 키오스크

2023년 현재, 키오스크의 확대 적용은 막을 수 없는 대세다. 인건비 상승 및 디지털 기술의 발달, 그리고 소규모 자영업자의 증가 등 그 이유도 다양하다. 하지만 이렇게 합리성만을 추구하다가 노약자나 장애인을 비롯한 디지털 취약계층이 소외되는 것은 큰 문제다. 특히 최근의 시장에는 단순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좋은 기업’을 넘어, 환경과 소외된 이웃까지 보듬는 ‘착한 기업’이 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LG 키오스크 27KC3PN’은 이러한 최근의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제품이다. 무엇보다도 신체적, 인지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디자인 및 부가기능을 한껏 담았다. 특히 저시력/눈높이 모드, 촉각 키패드 등은 다른 키오스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요소다. 일반적인 키오스로서의 기능도 충실하므로 기존의 운영방침에 더해 ESG 경영까지 실현하고자 하는 매장이라면 도입을 고려할 만한 제품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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