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검사용 배터리 따로 제작 적발
규격미달 판정 받자 납기 맞추려
교육없이 미숙련공 투입 무리수”
올해 6월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이 2년 넘게 군 품질검사를 조작해 납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3일 오전 화성서부경찰서에서 아리셀 화재 사고와 관련해 고용노동부와 합동 브리핑을 열었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편성해 아리셀 등 3개 업체 13곳을 압수수색했고 4차례에 걸쳐 화재 현장 합동 감식도 진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아리셀은 2021년 12월 군에 첫 납품을 했는데, 이때부터 품질 검사용 전지를 별도로 만들어 검사용 시료와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데이터를 조작했다. 이런 방식으로 올해 2월까지 약 47억 원의 전지를 군에 부정 납품했다. 하지만 올해 4월 국방기술품질원이 무작위로 선정한 시료를 아리셀이 바꿔치기하는 과정에서 서명을 위조한 사실이 드러났다. 2월 이후 리튬전지 23만5000여 개(34억 원 상당)를 방위사업청에 납품하는 계약이 남아 있던 아리셀은 ‘규격 미달’ 판정을 받아 납품 물량을 다시 생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때부터 아리셀은 생산 목표를 평소 2배인 ‘하루 5000개’로 올리는 등 제조 공정을 무리하게 가동했다.
인력공급 업체로부터 근로자 53명을 불법으로 공급받아 교육도 없이 현장에 투입해 케이스 찌그러짐이나 전지 내 구멍 등 제품의 불량률이 치솟았다. 경찰 관계자는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미숙련공을 동원해 무리하게 생산에 나서면서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와 참고인 103명을 131회에 걸쳐 조사해 이 중 18명을 입건하고 이 중 박순관 대표 등 4명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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