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사진)이 22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 전 사단장이 공수처에 출석한 것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및 구명 로비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임 전 사단장은 전날 자신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과정 참관 목적으로 공수처에 출석했다. 공수처는 임 전 사단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포렌식하려는 자료가 수사 목적에 부합하는 자료인지 등에 대해 임 전 사단장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비밀번호는 밝히지 않았고, 휴대전화 속 사생활 관련 자료가 제외되도록 공수처와 조율했다고 한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19일 국회 청문회에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줄 의사는 있다. 그런데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올 1월 압수수색 당시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공수처는 이후 지속적으로 잠금 해제를 시도해 오다가 지난달 초 일부 자료에 대한 잠금 해제에 성공했다고 한다. 공수처는 임 전 사단장이 썼던 휴대전화가 보안성이 높은 아이폰인 데다가 비밀번호만 20자리 넘게 설정해뒀던 탓에 여전히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자체를 풀지는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다각도의 시도 끝에 휴대전화 기록 일부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고 22일 임 전 사단장이 출석해 포렌식 선별 작업에 참관한 것이다.
공수처는 향후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지난해 7월 19일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의 부당한 지시 등이 담긴 자료가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또 임 전 사단장이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소통한 흔적이 있는지 등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실제 공수처는 포렌식 참관을 위해 출석한 임 전 사단장에게 “해군 호텔 근처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난 적 있느냐”고 물었고 임 전 사단장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임 전 사단장 휴대전화 포렌식에 일부 성공하면서 구명 로비 의혹 관련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달 중순 윤석열 대통령의 통화 내역 역시 입수한 공수처로서는 윤 대통령의 통화 내역부터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 기록까지 다각도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공수처는 현재 전현직 대통령실 관계자 다수의 통신 내역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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