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양념에 비법 원료 더한 ‘묵은지’ 감칠맛에 입이 황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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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남도 & 情]
강진 묵은지

새콤하면서 감칠맛이 나는 강진 묵은지.
새콤하면서 감칠맛이 나는 강진 묵은지.

코끝을 스치는 새콤한 향에 침이 꼴깍 넘어간다. 빨갛게 잘 익은 김치는 일반 신김치와 때깔부터 다르다. 갖은 양념이 베어 있는 김치에서 남도 특유의 깊은 맛이 느껴진다. 전남 강진군의 묵은지는 100% 국내산 양념과 젓갈을 사용해 오래 묵힌데다 청각을 넣어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토하젓, 황칠 등 가정 고유의 비법 원료를 녹여내 감칠 맛이 난다.

강진만의 묵은지 제조 방법이 인기의 비결이다. 강진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배추를 엄선해서 국내산 소금으로 절인다. 배, 양파, 무, 대파, 황기, 건귤껍질, 다시마, 멸치를 푹 끓인 육수에 찹쌀, 콩, 고구마풀로 양념을 만들어 김장을 한 뒤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낮은 온도의 저장고에서 1년 이상 숙성시킨다. 그래서 일반 신김치와 달리 새콤하면서 깔끔하다.

묵은지는 그냥 먹어도 좋지만 식재료로 사용하면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김치찌개나 김치찜을 끓일 때 묵은지를 사용하면 별다른 양념이나 비법 없이 누구나 일류 요리사가 될 수 있다. 씻은 묵은지는 각종 생선회와 훌륭한 궁합을 이룬다. 생선회의 육질과 묵은지의 식감이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비린 맛을 깔끔하게 없애준다. 씻은 묵은지를 들기름에 볶으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반찬이 된다.

강진군은 묵은지의 인기가 높아지자 2020년부터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묵은지사업단을 꾸리고 고유 상표로 등록했다. 현재 38개 업체가 올 들어 93t을 판매해 10억6300만 원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정주현 강진군 유통팀장은 “군에서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며 “한 번 구매한 고객의 재구매율이 75%에 달할 정도로 위생과 품질, 맛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강진 묵은지는 강진군 직거래 쇼핑몰인 초록믿음강진을 통해 택배비를 포함해 1㎏당 1만∼1만5000원에 살 수 있다. 초록믿음강진은 추석을 맞아 오는 10일까지 인터넷 회원에게 20% 할인 쿠폰 2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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