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1000만 시대, 시니어 레지던스의 진화 필요[기고/박찬병]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5일 2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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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병 노블카운티 대표
박찬병 노블카운티 대표

최근 노인 인구 1000만 명 시대가 열렸다. 또 내년 한국은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시니어 레지던스(노인 친화 주택)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에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시니어 레지던스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어야 할까. 그리고 노인들은 더 길어진 은퇴 이후 노년기를 걱정 없이 살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우리 조상들은 예전부터 서로 돕고 의지하는 상부상조 전통을 중시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웃끼리 서로 도우며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었던 일을 많이 해결했다. 함께 놀기도 하고 마을 잔치나 가정 대소사들이 있으면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기꺼이 일손을 도왔다.

이런 공동체 의식은 적절한 관심과 지원, 정보 교류가 필수적인 시니어 레지던스에서 효용성이 배가된다. 현대 사회에서 노인은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고, 소외감과 우울함을 느끼면서 사회적 고립의 위험에 처하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시니어 레지던스는 조상의 지혜를 되살려 입주자들이 이웃들과 자주 교류하면서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입소자들은 이웃과 취미, 여가, 교육, 봉사 등 일상 속 다양한 측면에서 교류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시니어 레지던스 역시 지역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활발하게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 그래야 노인들만의 시설로 자칫 고독하고 쓸쓸한 분위기가 생기는 걸 막을 수 있다. 어린이나 청장년층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세대 간 교류 등으로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탄탄하게 유지하며 시니어 레지던스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 또 노년기에도 독립생활이 가능할 때는 자신의 공간에서 생활하고 더 나이가 들어 외부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거주를 위해선 시니어 레지던스의 효율적 운영도 필요하다. 먼저 입주자와 운영자 간의 올바른 상호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주인 의식과 든든한 조력자가 서로 믿고 의지하며 돕는 성숙한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동시에 규모의 경제와 공유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규모의 경제는 대규모 구매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다. 재료나 서비스 등을 다른 시설과 함께 공동으로 대량 주문해 단가를 낮추는 등의 방식이 가능하다. 공유경제는 공유 소비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같은 건물에 살면서 주방, 커뮤니티 공간, 세탁실을 공유하는 방식은 많은 시니어 레지던스에서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시니어 레지던스에서 건강관리, 진료, 물리치료 등 체계적 의료 서비스는 필수적이다.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과의 진료 협력도 긴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노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험 많고 유능한 직원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활성화 방안에 따라 국내 시니어 레지던스 산업은 새로운 전환기를 예고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이 내실 있게 성장해 경제발전에도 기여하는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기대한다.
#노인#시대#시니어#레지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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