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번번이 단일화에 실패하며 진보 진영에 3연승을 안겼던 보수 진영이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25일 극적으로 단일화에 성공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것은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진보 진영에서도 이날 단일 후보를 발표하며 본선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보수 진보 진영에 모두 단일화 불참 후보들이 있어 역대 가장 많은 후보가 출마한 선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수 진영 극적 단일화 성공
보수 단일화 기구인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 후보 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단일 후보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통대위 측은 “조 전 의원과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등 3명을 대상으로 21일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 전 후보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지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조 전 의원은 수락연설에서 “번번히 실패하던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번에 극적으로 성공했다. 그만큼 서울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크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안 전 회장과 홍 교수는 23일만 해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과정이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며 통대위 주도》 단일화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다른 보수 단일화 기구가 주도하는 단일화에 참여하겠다고 해 ‘후보 등록 전 단일화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두 후보는 25일 단일 후보 발표 자리에 참석해 패배를 인정하고 조 전 의원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두 후보가 참여하던 단일화 기구도 “진행 과정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했다.
안 전 회장은 “통대위 단일화에 불참해 다시 진보 진영이 당선되면 역사에 부끄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 전 의원측 선거 캠프 참여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 역시 “통대위 단일화 방식에 이의는 있었지만 단일화를 약속한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승복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입장을 급선회한 것에는 교육계 원로들의 설득과 압박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안 전 회장 및 홍 교수와 각각 친분있는 원로들이 어제 늦은 밤까지 설득한 것으로 안다”며 “통대위에서 최근 두 후보가 직접 작성한 단일화 서약서 등을 공개한 것도 압박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배 성결대 교수와 윤호상 서울미술고 교장이 여전히 보수 진영에서 독자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군소후보여서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선거 전까지 조 전 의원과 다시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진보 진영 최대 5명 출마 가능성
진보 진영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도 25일 오후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를 단일후보로 발표했다.
추진위 측은 정 명예교수와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홍제남 전 서울 오류중 교장 등 3명을 대상으로 24, 25일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21, 22일 실시한 선거인단 투표와 절반씩 합산한 결과 정 명예교수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역시 구체적인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 명예교수는 “불통과 졸속으로 일관하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심판하고 혁신교육을 계승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 진영의 경우 앞서 3차례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후보 4명(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방현석 중앙대 교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교육위원)이 독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보수 진보 진영에서 단일화에 동참하지 않은 후보들이 모두 출마할 경우 양 진영을 합쳐 총 8명이 후보로 등록하게 되는데 이는 2008년(7명)을 넘은 역대 최다 규모다.
단일화를 위한 후보 간 합종연횡은 투표 용지 인쇄를 시작하는 다음달 7일, 그리고 사전투표를 실시하는 11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022년 교육감 선거에선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과 강 전 부위원장이 사전투표 전날 단일화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후보등록 후에는 기탁금(5000만 원) 반환이 불가능하고 선거비용 지출이 본격화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단일화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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