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돌봄은 지속가능하지 않다[이미지의 포에버 육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27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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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four)에버 육아’는 네 명의 자녀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기자가 일상을 통해 접하는 한국의 보육 현실, 문제, 사회 이슈를 담습니다. 단순히 정보만 담는 것을 넘어 저출산 시대에 다자녀를 기르는 맞벌이 엄마로서 겪는 일화와 느끼는 생각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첫 출근해 아이를 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2024.9.4.뉴스1

서울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필리핀 가사관리사 두 명이 무단이탈한 일로 외국인 가사관리사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생각보다 빠르긴 하지만 사실 무단이탈 사고는 예고된 일이었다. 가사관리사들의 임금이 제조업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 임금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이럴 거면 다른 일하지 뭐 한다고 가사관리사 하겠느냐”거나 “차라리 불법체류자로 식당 일을 하는 게 더 낫겠다” 같은 회의적인 반응이 제도 도입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 이탈자들이 정말 임금 불만으로 작정하고 무단이탈한 건지는 수사를 지켜봐야겠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이탈과 불만은 분명 또 불거질 것이다.

● 돌봄 부담 줄여? 12년째 부족한 아이돌봄 지원부터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은 육아 가정의 돌봄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로 도입되었다.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 등 외국에서 돌봄 인력을 들여와 활용함으로써 육아 가정의 양육 비용 부담을 경감한다는 것이다.

맞벌이, 한부모 육아 가정 입장에서 돌봄 비용이 부담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부모들이 없는 시간 쪼개 이모님 면접을 보고, 고심 끝에 모신 이모님이 그만두신다면 절망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멘탈이 탈탈 털려 ‘요샌 이모복(福)이 오복(五福)’이라며 탄식하는 이유는 돌봄이 그저 가격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이들은 줄어 두 명도 잘 낳지 않는 시대에 갈수록 더 금지옥엽이 되어갈 자녀를 위해 저렴한 돌봄을 들이고픈 부모가 앞으로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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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가사관리사#아이 돌봄#최저임금 차등화#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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