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D―한달]
대선당일 10개주 낙태권 찬반 투표
애리조나-네바다, 낙태권 명기 우세
민주, 트럼프 말바꾸기 공세 펼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연방 차원의 낙태금지법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 달 5일 미 대선을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지지율이 초접전인 상황에서 낙태 의제에 민감한 여성 유권자를 공략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어떤 경우에도 연방 차원의 낙태금지법을 지지하지 않겠다. (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분명히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연방 차원의 낙태금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앞서 올 8월 말 그의 러닝메이트이며 보수 색채가 강한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트럼프가 전국적인 낙태금지법을 분명히 거부할 것”이라며 태도 변화를 암시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대선 후보 TV토론에선 “밴스와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줄곧 모호한 답변을 해온 그가 이번에는 ‘전국적 낙태 금지’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
트럼프 후보는 재임 중 3명의 연방대법관을 임명했다. 이로 인해 종신직인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 법관으로 채워졌다. 해리스 대선 캠프와 민주당 측은 “2022년 6월 연방대법원이 연방 차원의 낙태권을 폐기한 판결을 내린 건 이 같은 대법원의 인적 구성 변화 때문”이라며 줄곧 트럼프 후보 측을 공격했다. 해리스 캠프는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여성들이 그의 낙태 금지로 목숨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유권자들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해리스 후보 측은 트럼프 후보의 낙태 관련 ‘말 바꾸기’에도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대선 당일 애리조나, 네바다, 플로리다 등 미 10개 주가 낙태권 찬반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이 중 애리조나와 네바다주는 대선 승자를 결정지을 주요 경합주로 꼽힌다. 현재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두 주 모두 “주 헌법에 낙태권을 명기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많은 편이다.
한편 지난달 23∼26일 폭스뉴스가 네바다주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밴스 후보의 지지율은 48%로 해리스·팀 월즈 후보(50%)보다 2%포인트 낮았다. 반면 같은 달 20∼24일 애리조나주 조사에서 트럼프·밴스 후보의 지지율은 50%로 해리스·월즈 후보(48%)보다 2%포인트 높았다. 양측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트럼프 후보의 이날 발언이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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