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늘부터 南연결 도로·철길 단절…요새화 공사 진행”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9일 10시 20분


北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 대한민국 국경과 영구 차단”

북한군이 남북을 잇는 동해선 철도 레일을 철거하는 모습이 최근 우리 군 감시자산에 포착됐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군이 남북을 잇는 동해선 철도 레일을 철거하는 모습이 최근 우리 군 감시자산에 포착됐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이 9일 “대한민국과 연결된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 축성물(구조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남쪽 국경 일대에서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가 날로 고조되고 있는 엄중한 사태에 대처해 우리 공화국의 주권 행사 영역과 대한민국 영토를 철저히 분리하기 위한 실질적인 군사적 조치를 취한다는 것을 공포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예민한 남쪽 국경 일대에서 진행되는 요새화 공사와 관련해 오해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 오전 9시 45분 미군 측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북한군이 휴전선 이북 2km 지점인 북방한계선 일대에 대전차 방벽을 만드는 모습. 북한은 휴전선 일대 4곳에 이런 방벽을 설치 중이다. 김정은이 남북 관계를 ‘전쟁 중인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만큼 전쟁에 대비하는 목적과 함께 귀순을 막고 물리적 국경선을 만들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벽 오른쪽 철로는 북한이 철거 중인 동해선이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이고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대남 노선의 근본적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공화국 민족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한다”며 “접경지역의 모든 북남 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작업은 당시 예고한 남북 단절 조치의 일환으로, 비단 선언에 그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취지로 보인다.

총참모부는 “우리 공화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무력사용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보이며 각일각 무모하게 변이돼 가는 적대 세력들의 대결 광증은 조선 반도의 우려스러운 안전 상황을 더욱 예측 불가능한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인 대한민국과 접한 남쪽 국경을 영구적으로 차단·봉쇄하는 것은 전쟁 억제와 공화국의 안전 수호를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총참모부는 “남쪽 국경과 접경한 한국지역에서 매일 동시다발적으로 감행되는 침략전쟁연습책동이 전례를 초월하고 있는 속에 미국의 핵전략자산들이 때 없이 출몰하고 그 누구의 ‘정권종말’을 떠드는 호전광들의 악청이 일상으로 돼버린 현실은 결코 스쳐 지날 수 없는 사태의 심각성을 실증해주고 있다”고도 했다. 이는 앞서 1일 윤 대통령이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에 나선다면 “그날이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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