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취임식 하루 전날 당선인 신분으로 국민의힘 재보궐 선거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31일 공개되자 여당은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는 “당선인 신분이었으므로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법조인 출신 여당 의원 일부도 “단순 의견제시로 선거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동훈 대표는 이날 관련 입장을 내지 않았고 당 지도부는 “상황을 봐서 대응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친한(친한동훈)계 조경태 의원은 “당무감사를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윤계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이 탄핵 사유라고 주장한다’는 질문에 “탄핵 사유는 대통령이 된 이후에 직무상 직무를 하면서 헌법과 법률에 위반하는 중대한 행위가 있을 경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의견을 물어와서 이야기한 것은 당의 ‘1호 당원’인 대통령 당선인 입장에서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라며 “공직선거법상 ‘선거관여죄’니 ‘선거개입죄’니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너무 나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 취임 후에 같은 취지로 말했더라도 선거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친윤계인 한 법사위원은 “대통령 신분으로 얘기했더라도 단순 의견제시에 해당해 선거법에 처벌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당장 용산의 해명만 믿고 방어를 해줄 수 없다”며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전략회의를 열어 “당선인 신분 녹취는 법적인 문제가 없지만 취임 이후 녹취 여부가 관건”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공개적으로 “탄핵 전야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며 “구속되기 싫어서 제멋대로 지껄이는 선거 부로커(브로커) 하나가 나라를 휘젓고 있고 야당은 이에 맞추어 대통령 공격에만 집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항하는 여당은 보이지 않고 내부 권력투쟁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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