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쫓는 에어컨까지… ‘인도 현지화’ LG전자 올해 매출 첫 3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18일 03시 00분


프리미엄 전략에 ‘고급’ 입소문
작년보다 15.7% 폭풍 성장 이뤄
공조 등 B2B 분야서도 시장 확대
내년 IPO서 2조원 확보 기대감

LG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3분기 누적(1∼9월) 기준으로 매출 3조 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현지 ‘프리미엄 국민 가전’으로 자리매김한 브랜드 위상과 생산부터 판매, 사후 서비스까지 인도 시장 특성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주효한 덕분이다. 내년 예상되는 인도 증권시장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7일 LG전자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들어 3분기까지 총 3조733억 원의 매출액을 인도에서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15.7% 성장했다. 같은 기간 LG전자 전체 매출은 9.1% 늘었는데 인도 시장에서 2배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나타낸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특히 가전 사업이 성장을 이끌었다”며 “세탁기, 냉장고 등 생활가전은 현지에서 고급 이미지로 입소문을 타며 프리미엄 국민 브랜드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인도에 1997년 진출한 LG전자는 기술력과 현지화를 결합한 전략으로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인도 내 뎅기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때 초음파로 모기를 쫓아주는 에어컨을 출시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인도 에어컨 시장에서 점유율 31%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전력 수급이 불안정한 인도 환경을 고려해 전력이 끊겨도 7시간 냉기를 유지하는 냉장고도 선보였다.

전망도 밝다. 인도는 인구수 세계 1위,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인 경제 대국이다. 지난해(2023년 4월∼2024년 3월) 경제성장률은 8.2%였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시장이지만 지난해 인도 내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보급률은 각각 8%, 17%, 38% 수준에 불과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구형 가전이 주로 팔렸는데 앞으로 소득 수준이 올라가며 LG전자와 같은 고가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미국의 대중 규제가 갈수록 거세지며 인도는 중국을 대체하는 시장으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2019년 110억 달러(약 15조4000억 원) 규모이던 인도 가전제품 시장은 2025년 210억 달러로 2배 가까이로 성장할 전망이다.

LG전자는 기업간거래(B2B) 시장도 시야에 넣고 있다. 특히 냉난방부터 공기 질 전반을 관리하는 공조(空調) 부문과 전자 칠판 등 ‘에듀테크’(교육기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전자는 또 지난해 말 시스템에어컨 유지보수 전문 자회사 하이엠솔루텍의 인도 법인을 새로 설립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판매, 생산, 연구개발(R&D),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마련하려는 전략”이라고 했다.

인도 사업이 탄력을 받으며 LG전자가 현재 인도 증시에서 추진하는 IPO도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LG전자는 내년 IPO를 통해 2조 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인도 시장#프리미엄 국민 가전#현지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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