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검찰 특활비도 삭감 추진
이재명표 예산 ‘지역화폐’ 2조 증액
선진원자로 R&D예산은 90% 깎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대통령실과 검찰, 경찰,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삭감을 추진하며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본격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민주당이 특활비를 ‘권력기관 예산’으로 규정하고 감액 기조를 이어가자 국민의힘은 “일방통행, 분풀이식 삭감”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재명표’ 예산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은 2조 원 증액해 통과시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0일 예산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연달아 열고 정부가 편성한 경찰 특활비 31억6700만 원을 전액 삭감해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경찰 특활비를 두고 경찰 출신 의원끼리 충돌했다. 민주당 이상식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골프 취재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을 언급하며 “경찰 수사의 편향성을 차단하기 위해 특활비를 삭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은 “경찰을 옥죄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행안위에서 이재명 대표가 강조한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은 정부가 0원으로 편성했지만 민주당은 “소상공인 지원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2조 원 증액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일방적 예산 처리에 반발하며 퇴장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에선 검찰과 감사원 특활비 등이 도마에 올랐다. 예산소위원장인 민주당 박정 의원은 “(검찰과 감사원 특활비 삭감은) 이미 법사위를 통과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심사는 보류됐다. 8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은 검찰 특활비 80억900만 원과 검찰청의 특정업무경비 506억9100만 원을 전액 삭감해 통과시켰다. 감사원에 대해서도 특활비 15억1900만 원과 특경비 45억1900만 원을 감액했다.
민주당은 이날 열린 운영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에서 대통령실 소관 특활비 82억5100만 원과 특정업무경비 16억1000만 원에 대해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특활비 집행 내역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야당은 ‘민관 합작 선진 원자로 수출기반 구축사업 연구개발(R&D)’ 예산을 정부가 편성한 70억 원에서 63억 원(90%) 삭감한 7억 원으로 통과시켰다. 여당은 “정부 사업을 무력화시켰다”며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 과방위 관계자는 “정상적인 원전 사업이 아닌 원전 카르텔을 강화하는 예산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방송통신위원회 인건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원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 방통위 관련 예산 중 17억 원 규모를 감액했는데, 대부분은 방통위 간부 인건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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