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져도 괜찮아’ 들기름과 올리브유[정세연의 음식처방]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24일 23시 03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염증을 유발하는 대표 음식이 ‘달고 기름진’ 음식이다. 달콤한 음식은 끊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기름은 끊기 어렵다. 대신 잘 가려 먹으면 된다.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주의가 필요한 기름은 콩기름, 포도씨유, 카놀라유, 해바라기씨유, 옥수수유다. 흔한 기름인데 무엇이 문제일까. 첫째, 오메가3보다 오메가6의 비율이 너무 높다. 오메가6 비중이 높은 식단은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둘째, 발연점 이전부터 산화물질인 극성화합물을 만들어낸다. 발연점이 200도 이상인 카놀라유, 포도씨유는 요리하기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그만큼 극성화합물 발생량도 많다. 셋째, 씨앗에서 추출한 시드 기름은 대량 생산 시 보통 화학적 용매를 쓴다. 헥산(hexane)이라는 물질을 용매로 쓴 뒤 헥산을 날리고 기름만 남기는데, 이 헥산이 고인화성 유독물질로 중추신경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용 유지에 대해서 헥산 잔류 허용량을 kg당 0.005g 이하로 규정하고 있어 한두 번 먹는다고 큰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매일 먹는 기름으로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럼 어떤 기름이 좋을까. 아마도 가장 좋은 기름 2가지는 들기름과 올리브유일 것이다. 지방을 이루는 지방산에는 포화지방산, 불포화지방산이 있다. 탄소의 이중결합이 하나만 있으면 단일불포화지방산, 2개 이상이면 다가불포화지방산이라 한다. 오메가3, 오메가6 지방산은 다가불포화지방산이고 오메가9은 단일불포화지방산이다. 들기름은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특히 다가불포화지방산인 알파 리놀렌산(오메가3)이 60%로 많다. 알파 리놀렌산은 체내로 들어오면 일부가 EPA와 DHA로 바뀐다. DHA는 뇌 신경을 발달시키고 눈의 망막조직을 구성한다. EPA는 체내 염증을 일으키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한다. 들기름엔 그 밖에도 올레산, 리놀레산, 팔미트산 등 다양한 지방산이 있다. 비타민E나 마그네슘, 칼륨, 아연 등의 미네랄도 풍부하다. 한의학적으로도 들기름은 폐와 대장에 약성이 좋은 기름이다.

올리브유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오메가9)이 71%로 가장 많고, 팔미트산 약 11%, 리놀레산은 6% 정도 들어 있다. 올레산은 모유를 구성하는 주요 불포화지방산 성분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올리브유를 하루에 약 7g, 즉 반 스푼만 먹어도 그러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으로 인한 사망률이 19% 낮아졌다.

올리브유는 목에서 넘어갈 때 약간 매콤하고 칼칼한 맛이 나는데, 이 성분은 올레오칸탈이라고 하는 천연 페놀 화합물이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고,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COX 효소를 억제해 항염 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한국영양학회에서 쥐들을 고지방·저지방 식단, 들기름·올리브유·홍화유 보충 식단 등 5개 그룹으로 나눠 4개월간 비교한 결과 기름을 보충한 그룹은 7주차부터 체중과 복부지방의 부피가 유의하게 떨어졌다. 간·대장 염증에도 효과가 있었다.

들기름, 올리브유 두 기름만 있으면 모든 요리를 할 수 있다. 생으로 무치는 음식은 들기름, 샐러드나 고온으로 가열하는 음식들은 올리브유로 조리하면 된다. 만성염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집에서 쓰는 기름부터 바꿔보는 게 어떨까.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11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105만 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식용유는 이것만 드세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기름 딱 2가지’ (https://www.youtube.com/watch?v=5maWGVYbVk4)


#건강#들기름#올리브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