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첫날에 트랜스젠더 군인의 복무 금지 조치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26일 03시 00분


신규입대 막고 현역 강제 전역
고질적인 병력 부족 심화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이 내년 1월 20일 취임 첫날 트랜스젠더(성전환자) 군인의 복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영국 더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성전환자의 신규 입대를 금지하고, 약 1만5000명으로 추정되는 현역 트랜스젠더 군인도 의료상 부적합자로 분류해 강제 전역시킨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인 2017년 7월 트랜스젠더의 신규 입대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하지만 당시 민주당과 진보 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자 ‘신체 성별과 자신이 인식하는 성 정체성이 달라서 오는 위화감 때문에 상당한 치료가 필요한 자’에 한해서만 입대를 금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1월 취임 직후 허용한 트랜스젠더의 입대 조치를 다시 뒤집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때부터 군대 내 ‘워크(woke·깨어있음, 진보주의자를 비꼬는 말)’ 문화 척결을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현역 군인의 낙태를 지원하는 등 국방 정책에서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기조를 강조한 것도 비판했다. 그가 발탁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역시 “트랜스젠더 군인은 군 기강과 준비 태세를 약화시키며, 여성화된 군 지도부 또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미군의 고질적인 병력 부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모병제인 미국은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왔기 때문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미군은 매년 약 20만 명의 신규 입대자가 필요하지만 지난해 입대한 인력은 당초 목표치에 4만1000명 미달했다. 특히 6만5000명을 모집하려던 육군은 1만5000명이 부족한 5만 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성소수자 군인, 퇴역 군인 등을 대변하는 단체 ‘현대군사협회’ 측은 더타임스에 1만5000여 명의 트랜스젠더 군인을 강제 제대시킨다면 행정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군대 내 결속력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랜스젠더 군인인 파울로 바티스타는 “우리 중 한 명을 쫓아낸다면 남은 사람이 그 일까지 맡아야 한다”며 “공백을 채우는 데 수개월 또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트랜스전더#입대 금지#복무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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