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30분, 하루를 연 자율주행버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27일 03시 00분


서울시 ‘새벽동행 버스’ 어제 첫 운행
도봉산역∼영등포역 왕복 50㎞
기존 첫차보다 30분 앞당겨 출발
일부 “급정거 잦아” 안전 우려도

26일 첫 주행에 나선 서울시의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A160번이 서울 도봉구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서 출발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서울시의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가 26일 첫 운행에 나섰다.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는 이날 오전 3시 40분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서 첫 운행을 시작했다. 도봉구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서 영등포구 영등포역까지 한 차례 왕복 운행하는 이 버스는 노선 160번 앞에 자율주행을 의미하는 A(Autonomous)가 붙어 ‘A160’번을 달고 운행한다. 출발 시간은 오전 3시 반이지만 버스 요금 정산기 작동 문제로 약 10분 늦게 출발했다.

첫 탑승 승객은 출발 지점인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서 버스에 오른 20대 남성이었다. 교통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인천 송도에 사는데 자율주행 버스를 꼭 타고 싶어서 막차 타고 서울에 왔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기존 첫차였던 160번은 오전 3시 56분에 2대가 운행했다. 그러나 주요 탑승객인 미화원과 경비원 등 새벽 근로자들은 장거리로 출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운행 시간을 당겨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160번 노선은 항상 만차였다”라며 “증차와 더불어 좀 더 이른 시간에 운행해 줬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어 출발 시간을 약 30분 앞당긴 새벽동행 버스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새벽동행 버스를 탄 김영이 씨(71)는 “강남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데 기존 160번보다 시간이 당겨져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버스 내부 모니터에는 주행 상태가 표시된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이날 새벽동행 버스는 왕복 50km 구간 대부분을 자율주행으로 운행했다. 승객들은 스스로 돌아가는 핸들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면서도,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한 승객은 “급정거가 잦다 보니 약간 불안하다”고 했다. 파크원타워·LG트윈타워 정류소처럼 짧은 구간 차로를 많이 바꿔야 하는 곳은 운전자가 직접 핸들을 잡고 운행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장애물로 인한 버스 급정거에 대비해 입석을 금지하고 전 좌석 안전벨트를 착용하게끔 했다. 서울시는 안정화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7∼12월) 중 유료화할 예정이다. 요금은 조조 할인을 적용한 1200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버스#새벽동행 버스#A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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