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자원봉사센터 ‘이웃 프로젝트’
올해 노원-서초-양천구서 시범운영… 재능 기부-바자회 등 운영 방식 다양
“이웃갈등 사회적 비용 연 246조원”… 내년 시범사업 단지 50곳으로 확대
“이웃 프로젝트에 참여한 뒤로 얼굴도 몰랐던 옆집 사람들과도 인사하며 지내게 됐어요. 어르신들이 ‘이제야 사람 사는 곳 같다’며 너무 좋아하세요.”
19일 서울 양천구 학마을3단지에서 ‘이웃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이금주 씨(72)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가 운영하는 ‘이웃 프로젝트’는 자원봉사로 정다운 이웃사촌 관계를 복원하는 사업이다. 이 씨는 “150가구뿐인 아파트 단지인데도 주민회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 아쉬워 참여하게 됐다”며 “어르신들 거주 비율이 높아서 외로워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서로 왕래를 하면서 동네 분위기가 정말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가 올해 이웃 프로젝트를 시범 운영한 단지들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센터는 내년부터 50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 이웃 갈등, ‘자원봉사’로 해결
이웃 프로젝트는 자원봉사로 이웃 간 서로 배려하고 돕는 문화를 정착시켜 정다운 이웃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 기획 봉사 사업이다. 서울서베이에 따르면 2019년 10점 만점에 5.17점이었던 이웃 간 사회적 신뢰도는 지난해 4.53점으로 하락했다. 층간 소음, 주차 문제, 흡연 등 공동주택에서 벌어지는 이웃 간 갈등이 심화되며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었다.
센터 관계자는 “한 경제연구소에서 분석한 결과 이웃 간 갈등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24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에 주민 간의 이해를 높이고 공동체 환경을 개선해 사회적 갈등을 줄여 보고자 기획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프로젝트는 노원·서초·양천 총 3개구 아파트 24개 단지에서 233명이 봉사단에 참여했다. 이웃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역주민,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자원봉사센터, 기업, 민간 협회, 청년봉사단 등의 단체가 협력해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다.
‘이웃 공동체’ 회복을 위한 방법도 다양하다. 이 씨가 거주하는 양천구 학마을3단지의 경우 지하에 사용하지 않던 탁구장을 리모델링해 주 4회 요가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강사는 양천구 체육센터에서 초빙했다. 올해 6월과 10월에는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행사는 성우 출신의 주민이 시낭송을 하는 등 주민들의 재능 기부를 받아 진행했다.
● 내년 시범사업 50개 단지로 확대
서초구의 경우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봉사단이 꾸려졌다. 디에이치반포라클라스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최정자 씨(67)는 “이웃 봉사단을 알리는 차원에서 6월에 벼룩시장을 진행했는데 거기에 참여한 아이들이 너무 적극적으로 참여해 봉사단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며 “어린이 게릴라 줍깅(줍다+조깅)도 하고 아이들이 쓴 편지를 이웃들에게 선물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하면서 아파트 분위기가 훨씬 화목해졌다”고 말했다.
센터는 올해 시범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점차적으로 서울 전역에 이웃 봉사단 활동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내년에는 50개 단지 8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센터 관계자는 “2024년 11월 말에 발표될 ‘이웃 프로젝트 기초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이웃 프로젝트로 인한 변화를 측정할 예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이웃 간의 소통을 장려하는 캠페인과 교육을 통해 공동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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