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모의 병사, 부부 갈등, 노화, 우울증, 분노, 외로움, 상실…. 이 모든 상황이 50대에 한꺼번에 밀려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50대에 닥칠 수 있는 여러 고민을 살펴보고 정신분석을 통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단행본 ‘잠 못드는 오십, 프로이트를 만나다’가 최근 출간됐다. 통신사에서 34년간 경제부, 사회부 등을 거친 언론인 임상수 전 연합뉴스 국장이 강은호 뉴욕정신건강의학과 원장과 함께 50대 마음의 병을 다룬 책이다. 강 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지냈고 삼성그룹 임원 대상 스트레스 검진 프로그램을 총괄하기도 했다.
임 전 국장은 “50대가 되니 깊은 고민과 마음의 병이 쓰나미처럼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매우 힘든 상황에서 강 원장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담을 받으며 내가 겪는 여러 문제가 다른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감안해 강 원장과 나눈 대화를 정리해 비슷한 상황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책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6·25전쟁 이후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 출생)는 2010년경부터 은퇴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4년∼1974년 출생)가 직장에서 속속 퇴직하고 있다. 1,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인구는 무려 1650만 명에 달한다. 임 전 국장은 “개인별로 조금씩 상황은 다르지만 이미 겪었거나 앞으로 겪게 될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면서 인생의 두 번째 홀로서기를 도와주는 역할이 필요하다”며 책의 의의를 설명했다.
강 원장은 “철학적, 종교적, 근원적 삶의 의미를 영어로 ‘미닝(Meaning)’이라고 표현하는데 50대 이후에는 구체적인 행위·생각·태도 등을 통해 의미 있게 느껴지는 어떤 것, 즉 ‘미닝풀니스(Meaningfulness)’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삶의 전반기를 좌우했던 의미들은 오십 전후에 대개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건강한 인생 후반기 설계를 위해 새로운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 원장이 제시하는 실행 방안은 잊고 지냈던 꿈의 성취나 봉사, 취미, 제2의 직업 등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다.
임 전 국장도 강 원장과 상담하며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처음 고민하고 앞으로 더 충만한 인생을 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했다. 강 원장은 “미닝풀니스는 인생 후반전을 더 풍요롭게 만들며 쉽지 않은 노화 과정의 중요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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