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허위 정보를 빠르게 퍼뜨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분노를 유발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접할 때 내용을 제대로 읽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할 가능성이 컸다. 사실 확인 없이 허위 정보가 빠르게 전파되는 데 ‘분노’라는 감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미국 프린스턴대, 노스웨스턴대, 예일대 등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지난달 28일 자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100만 개 이상의 페이스북 공유 링크와 4만 개 이상의 X(옛 트위터) 게시물을 허위 정보, 믿을 만한 정보, 분노 반응 등을 기준으로 분류한 뒤 퍼지는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잘못된 정보가 믿을 만한 정보에 비해 분노를 유발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게시물에 표현되는 ‘화나요’ 이모티콘이나 댓글 내용 등을 통해 게시물에 대한 분노 정도를 측정했다. 분노를 유발한 게시물은 보통 게시물보다 더 많이 공유됐다. 심지어 분노 반응이 많을수록 게시물의 내용을 읽기도 전에 공유되는 비중도 높았다.
이를 종합해 보면 분노를 유발하는 허위 정보 게시물은 사실 확인의 절차 없이 더 빠르게 퍼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정치적 집단 정체성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이런 경향성은 더 높아진다”며 허위 정보에 대한 정책을 수립할 때 이 같은 부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분노는 (게시물에 대한) 반응 증가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따라 더 멀리 퍼질 가능성이 있다”며 빅테크 기업이 알고리즘을 설계할 때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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