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것과 관련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한국 정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일본 오사카 엑스포와 관련해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연설에 앞서서 “우리는 중대한 우려(grave concern)를 가지고 한국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서울의 모든 급 한국 측 인사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등은 한국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으며, 지속해서 상황에 대한 평가도 보고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캠벨 부장관은 “한국과의 동맹은 철통 같으며, 불확실한 시기라도 한국의 편에 서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어떤 정치적 분쟁이든 평화적으로 법치에 따라 해결될 것을 희망하고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CNN, BBC 등 주요 외신들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관련 소식을 긴급 속보로 타전하며 비중있게 보도했다. NYT는 관련 기사를 홈페이지 가장 위에 띄웠고 “1980년대 후반 군부 독재가 종식된 뒤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CNN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는 한국 지도자가 내린 가장 극적인 결정 중 하나이며 동아시아 경제권과 미국의 핵심 지역 동맹국을 미지의 영역으로 몰아넣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윤 대통령이 ‘핵 옵션’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야당이 압승을 거둔 지난 총선 뒤 사실상 레임덕 대통령이 됐다”며 “자신이 원하는 법을 통과시킬 수 없었고, 야당이 통과시킨 법안에는 필사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신세로 전락한 상황”이라고 했다.
일본과 중국 언론도 한국 상황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은 긴급 담화를 발표하고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국회에서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야당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검사 등 공직자 탄핵을 이어간 게 계엄령 선포의 계기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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