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본관을 점거 중이던 학생들이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대피한 사이 경비원들이 학생들의 재진입을 막은 것으로 파악됐다. 동덕여대 학생들이 23일 동안 이어오던 본관 점거를 불시에 해제한 배경에는 계엄령 선포가 있었던 것이다.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동덕여대가 고용한 사설보안업체 소속 경비원 4명은 4일 오전 본관 내부 출입구에 배치됐다. 전날 오후 10시 반경 내려진 계엄령으로 인해 학생들이 대피하면서 그동안 본관에 들어가지 못하던 경비원들이 내부 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이들은 이후 밤새 건물을 지키다가 4일 오전 9시에 본관을 다시 점거하러 온 학생들의 출입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 경비원 사이 실랑이가 빚어져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학교 측과의 2시간 가량 논의 끝에 총학생회 측은 ‘총학생회 요구안을 본부 측이 적극 논의하는 것’을 조건으로 4일 낮 12시 본관 점거 해제를 발표했다. 경비원들이 이미 배치돼 학생들 진입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재점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동덕여대 재학생은 “계엄령이 내려졌는데 학생들 보호 조치가 아닌 경비원 배치부터 이뤄졌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라고 말했다.
동덕여대 측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그 사이 경비원들이 자체적으로 건물 내부로 진입한 것뿐이다. 애초에 불법 점거였기 때문에 학교 건물로 경비원들이 진입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면서 “4일 오전 9시엔 학생들 뿐 아니라 직원들 역시 본관으로 진입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4일 낮 12시 “대학본부에서 본관점거를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본관을 더 이상 점거하기 어렵다”면서 본관 점거를 해제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 발표 직후부터 직원들의 본관 출입은 재개됐으며, 학생들은 아직 본관에 출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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