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에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를 공습했다. 이전에도 간간이 공습이 있었지만 11월에 보다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의 자금 조달책 제거, 군사시설 제거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내세웠다. 이게 또 무슨 꿍꿍이가 있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12월부터 갑자기 시리아 반군이 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시리아 내전은 2대 40년간 시리아를 통치하고 있는 아사드 집안의 독재에 대한 저항이지만, 내부는 더 복잡하다. 과거에 반군이 승리할 뻔했지만, 러시아와 이란의 개입으로 아사드 정권이 기사회생했다. 여기에 IS, 튀르키예, 미국, 시리아 내전에 관여하는 국가가 많아 반전을 거듭하다가 2018년에 정부군이 유리한 상황에서 겨우 휴전이 성립했다.
한동안 잊혔던 시리아 내전이 11월부터 급발진하더니 순식간에 반군이 다마스쿠스까지 밀고 들어갔다. 현 상황에서 정부군에는 러시아군이 최후의 희망인데, 잠시 돕다가 손을 떼는 듯하다. 러시아도 러-우 전쟁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리아를 도울 힘이 없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을 위협할 것 같던 이란은 벌써 종이호랑이가 됐다.
이스라엘이 시리아까지 치고 나간 이유가 이거였다. 미국이 국제적인 비난을 받으면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것도 미국 유대인의 압력 때문만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러-우 전쟁에서 대만 위기, 북한의 파병, 가자 전쟁, 후티 반군까지…. 미국이 세계 경찰 노릇을 거의 포기하게 만들 수준의 압박이었다. 시리아 문제는 이제 러시아의 한계를 강요하고 있다.
산에 호랑이가 두 마리 있으면 싸움이 난다고 한다. 호랑이가 없으면 싸움이 그칠까? 늑대가 싸우고, 늑대가 사라지면 토끼가 싸운다. 결론, 전쟁은 이래도 나고 저래도 난다. 전쟁을 막는 절대적인 해법, 묘약은 없다. 옹고집을 버리고 매사에 현명해지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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