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직후 “저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의 강한 사퇴 요구에도 대표 수행 의지를 밝혔지만 장동혁 진종오 김민전 인요한 김재원 최고위원 등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전원은 줄사의를 밝혔다. 사실상 한동훈 체제가 붕괴되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되는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동혁 수석최고위원을 비롯한 4명의 최고위원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친윤계인 김민전 인요한 최고위원은 표결 전부터 탄핵안이 가결되면 한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도록 먼저 직을 던지려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더해 친한(친한동훈)계인 장 수석최고위원과 진 최고위원까지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원외인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후 알림을 통해 “오늘의 사태는 당내 분열책동으로 인해, 보수 단일대오로 나가지 못하고 이재명과 민주당에게 면죄부를 헌납한 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그 누구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헌 96조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중 4명 이상이 사퇴하면 비대위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 사퇴로 비상대책위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방금 탄핵결정 나왔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니까 시간을 두고 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하면서 7월 당 대표로 취임한 한 대표가 대표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본회의 직후 비공개 의총에서 “(본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는 의미를 얘기했는데, 어떻게 (찬성한 사람들을) 동지라고 하겠나”라며 “거취를 여러분께 일임하겠다”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원내대표는 12일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지만 이틀만에 재신임을 묻게 된 것이다. 한동훈 체제가 붕괴되면 권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으로 탄핵 이후 당 수습과 비대위 구성을 지휘하게 된다.
이날 국민의힘 비공개 의총에선 고성이 오갔다고 한다. 일부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해 “탄핵에 찬성한 사람들은 의총장에서 나가라”라며 비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한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견도 나왔다고 복수의 의총 참석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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