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군 변화로 선택 폭 확대… 상향보단 소신 지원이 유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23일 03시 00분


[2025 대입 정시 필승전략]
3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모집… 무전공 선발 늘고 의대 증원 변수
고려대-서강대-한양대 ‘다’군 신설… 자연계열은 과탐 응시자에 가산점
대학별 반영 방법 유불리 확인해야
지방 의대 중심으로 331명 증원… 주요대 자연계열 합격선 하락 예상

《입시 전문가가 말하는 2025학년도 정시 특징은

이달 3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원서접수가 진행되는 2025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 중심으로 진행된다. 올해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영역 모두 다소 평이했고 탐구영역은 비교적 까다롭게 출제됐기 때문에 이런 경향을 감안해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번 정시의 이슈는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 선발 확대에 따른 합격선 변화, 수능 탐구영역 비중 강화 및 수능 반영 방법 변화, 대학의 모집군 이동 등이다. 또 의대 증원에 따라 최상위권 대학 자연계열의 합격선 하락도 예상된다. 》


모집군 바뀐 대학 주목해야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
2025학년도 정시에선 주요 대학의 모집군 변화가 두드러진다. 기존에 ‘가’군으로만 학생을 선발하던 고려대(서울)는 ‘다’군 학부대학을 신설하며 최상위권 수험생의 선택 폭을 넓혔다. 서강대와 한양대도 ‘다’군 모집에 참여하면서 상위권 수험생의 지원 패턴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양대의 한양인터칼리지학부, 서강대의 인공지능(AI) 기반 자유전공학부 등 ‘다’군 신설 학과들이 지난해까지 ‘가’ ‘나’군에 집중됐던 지원자를 분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군 모집인원은 상대적으로 보면 여전히 적기 때문에 경쟁률은 높을 가능성이 있다. 수험생 입장에선 목표 대학과 경쟁 대학의 모집군 변경 사항 등 변화를 면밀히 분석한 후 터무니없는 상향 지원을 지양하고 적정·소신 지원으로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올해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대학 대부분이 자유전공학과(무전공학과)를 신설하거나 모집정원을 늘렸다. 대학에 입학한 뒤 탐색 시기를 거쳐 전공을 고를 수 있게 한 것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무전공 선발 유형은 두 가지다. 유형 1은 보건의료 및 사범계열 등을 제외하면 대학 내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유형 2는 계열이나 단과대 단위로 모집한 뒤 계열 또는 단과대 내에서 전공을 택할 수 있다. 무전공 선발을 위해 통합 모집단위를 도입한 대학이 많은데 이는 정시 합격선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지원 전 탐구영역 반영 방법 따져봐야

2025학년도 정시에선 많은 대학이 수능 탐구과목 반영 방식을 조정했다. 2022학년도에 현재의 선택형 수능 체제가 도입된 뒤 자연계열 수험생이 인문계열로 교차 지원하는 비율이 늘자 이를 조정하고 계열별 학과 특성에 적합한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조치다.

경희대는 인문계열의 수능 탐구영역 반영 비율을 25%에서 30%로 확대하고 사회탐구 응시자에게 과목당 4점의 가산점을 준다. 과학탐구 응시자의 교차 지원을 줄이고 사회탐구 응시자의 불리함을 보완하는 것이다. 성균관대는 ‘다’군에서 탐구영역 반영 과목을 1과목으로 축소한 반면 중앙대 등은 탐구영역 반영 비율을 높였다.

대부분의 대학은 자연계열에서 과학탐구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 서울과기대는 인문계열 사회탐구 선택자에게 7%, 자연계열 과학탐구 선택자에게 7% 가산점을 부여한다. 성신여대는 자연계열 과학탐구 1과목에 가산점 10%를 준다.

올해는 탐구영역의 난이도가 유난히 높았던 만큼 지원 대학을 결정할 때 탐구영역 반영 방법에 따른 유·불리 체크가 더 중요해졌다. 특히 인문계열에 지원하는 확률과 통계 및 사회탐구 응시자는 여전히 자연계열 교차 지원자를 고려한 합격 가능성 진단이 필요하다.

올해 수능에선 사회탐구 선택과목 중 응시자가 많은 ‘생활과 윤리’ 난이도가 높아 표준점수가 77점까지 치솟았다. ‘윤리와 사상’ ‘경제’ 표준점수도 각각 73점, 72점으로 높게 산출됐다.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에선 교차지원이 불리할 수 있지만 동일 백분위를 같은 점수로 환산하는 상위권 대학 대부분의 변환표준점수 시스템에 따르면 높은 표준점수 획득의 이점은 다소 줄게 된다.

특히 사회탐구 및 과학탐구 점수를 별도로 적용하는 대학보다 동일 점수로 조정하는 공통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이 늘고 있어 대학별로 발표한 변환점수의 유·불리를 진단해 지원 대학을 최종 결정해야 한다.

수능 영어영역은 반영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 건국대(서울), 경희대, 한양대(서울) 등 많은 대학에서 10∼20% 정도를 반영해 다른 영역보다 영향력이 크지 않다. 올해는 연세대(서울)가 인문계열의 영어영역 반영 비율을 16.7%에서 12.5%로 줄였다. 인하대도 인문계열은 20%에서 15%로, 자연계열은 20%에서 10%로 낮추며 영어의 영향력을 낮췄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은 등급 간 점수 차에 따라 반영되기 때문에 반영 비율과 함께 등급 점수 변화를 체크해야 변별력 차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의대 증원으로 자연계열 합격선 달라져

39개 의대의 정시 모집인원은 1475명(정원 내 기준)으로 전년보다 331명 증가했다. 이 중 일반전형이 1111명으로 전년보다 192명 늘었고 지역인재전형이 364명으로 지난해보다 139명 증가했다. 증원이 비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증원 대상에서 제외된 서울 소재 의대 8곳에 대한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특히 증원된 수도권 의대 중 이번에 ‘다’군에서 ‘가’군으로 넘어온 인하대를 제외한 가천대, 성균관대, 아주대는 지원자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합격선은 다소 하락할 수 있다. 또 비수도권 의대는 합격선이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할 수 있다. 특히 지역인재전형은 전년보다 합격선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의대 증원에 따라 치대, 한의대, 약대 및 최상위권 대학 자연계열에 지원하려던 수험생 중 상당수도 의대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요 대학 자연계열 점수 역시 연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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