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해빙(바다 얼음)이 최근 기록적인 수준으로 녹아내려 폭풍 발생 빈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먼 조시 영국 국립해양학센터 해양시스템모델링그룹 교수 연구팀은 2023년 기준 해빙 면적의 80%가 녹아내린 지역 3곳을 발견하고, 이는 해당 지역의 빈번한 폭풍을 유발했다는 연구 결과를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위성 영상과 바다 인근 대기 데이터를 분석해 2023년 겨울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해빙 면적이 줄어든 지역 3곳을 발견했다. 1991∼2020년 6∼7월 평균 면적에 비해 줄어든 면적이 최대 80%에 달했다.
해빙 면적이 줄어들면 해수 온도가 높아진다. 흰색을 띠는 해빙은 태양 빛을 반사하지만 해빙이 녹아 어두운 바다가 드러나면 해빙이 있을 때보다 더 많은 태양 에너지가 흡수된다. 이로 인해 바다에서 대기로 방출되는 열도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생긴 강한 상승 기류가 폭풍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해빙 면적이 크게 줄어든 지역에서 폭풍 발생 빈도가 늘어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열의 이동 패턴이 기존과 달라지면 바다와 대기의 순환 패턴이 영향을 받는다. 특히 기후 변화의 완충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남극 저층수가 열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방식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해빙 손실이 기후 시스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남극의 해빙 감소는 해양 온난화, 탄소 흡수원 감소, 펭귄 개체 수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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