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삼척 166.3km 구간 완공
2009년 착공해 16년 만에 개통… 최고 시속 150km ITX-마음 운행
울진군, 첫 철도 맞아 관광 활성화… 온천-인문학 투어 등 시범 운영
“13개역 신설로 동해안 경제 활력”
내년 1월 1일부터 ‘동해중부선’이 운행을 시작한다. 동해중부선은 강원 삼척시와 경북 포항시를 잇는 철도로 길이 166.3km, 총 18개 역으로 구성된다. 경북 울진군은 일찌감치 동해중부선을 활용한 철도관광 활성화에 나섰다. 군은 이달 14∼15일 1박 2일 여행 상품을 시범 운영했다. 철도 이용을 가정해 왕피천 케이블카와 죽변 해안 스카이레일(모노레일),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전망대) 등의 명소를 둘러보고 백암온천에서 하룻밤 묵으며 울진의 풍광을 만끽하는 코스였다. 군은 참가자 34명의 만족도가 크다고 판단해 내년 정식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달 9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함께 ‘문화 담론 프로젝트’의 하나로 인문 콘서트를 열었다. 서울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출발한 25명은 ‘인문 열차로 떠나는 연결과 성장의 여정’을 주제로 ‘울진 금강송 숲 지관서가’를 방문해 문화와 자연을 통해 치유와 성장을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이곳은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3월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엄기표 울진군 정책홍보관은 “동해중부선 개통을 계기로 울진의 관광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다양한 활용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획기적 지역발전 이끌 동해중부선
경북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은 최근 동해중부선 포항∼삼척 166.3km 구간을 완공했다. 2009년 착공해 약 16년 만에 개통한다. 앞서 2018년 포항∼영덕 구간 44.1km를 1단계로 개통했다. 총사업비는 3조4271억 원이다. 다음 달 1∼5일 기차표는 24일부터, 이후 기차표는 27일부터 예매할 수 있다. 국토부 고시에 동해선 전체는 부산 부전역에서 강원 삼척까지다. 삼척∼동해∼강릉 구간은 이미 연결돼 있어 통상 동해선은 부전∼강릉으로 부른다. 울산∼포항 구간은 2021년 12월 개통했다. 이번에 공사를 마친 포항∼삼척 구간은 단선전철이다. 동해선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최고 시속 150km가량인 ITX-마음이 운행한다. 포항∼삼척 구간은 1시간 반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차량을 이용했을 때보다 1시간 40분가량을 줄일 수 있다. 동력 분산식 신형 열차로 좌석 간격이 넓고 편의시설은 고속철도(KTX) 수준으로 제공한다. 1년 후에는 최고 시속 250km인 KTX-이음이 달릴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 초 새로 개통되는 13개 역은 동해안 경제가 활성화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철도 시대 준비하는 지자체
울진군은 동해중부선 개통 효과를 누리기 위해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특히 환승 없는 서울 노선 개설이 중요하다고 보고 국토부 등과 협의 중이다. 관광객 증가에 대비해 철도와 대중교통을 연계한 관광 상품도 구상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울진역으로 직접 모객하는 철도여행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최근 한국철도공사 강원본부와 철도 관광 및 지역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울진군은 동해중부선 개통이 경제적, 문화적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지역민들의 숙원이었던 철도의 개통이 대도시로 이동하는 불편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철도를 이용한 울진 방문이 편리함과 함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최근 주요 관광 프로그램으로 떠오른 워케이션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도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워케이션 활성화’ 공모 사업에서 운영 지원과 시설 조정 분야에 각각 선정됐다. 또한 동해중부선 개통과 함께 내년에 영덕 울진으로 워케이션 사업을 확대 운영하고 울진해양레포츠센터를 환동해권 워케이션 거점센터로 조성할 예정이다.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인 워케이션은 관광지에서 일과 휴식을 동시에 즐기는 것으로 새로운 흐름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 지역 소멸 위기 극복 기대감
도는 웰니스(wellness·몸과 정신 건강관리) 관광도 핵심 콘텐츠로 만들 계획이다. 포항 영덕 울진 문경 영천 등 웰니스 관광지로 지정된 지역을 대상으로 철도와 연계한 일과 쉼, 몸과 마음 치유를 주제로 특별한 힐링 여행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경북e누리 관광상품도 철도 노선에 따라 새롭게 개편한다. 철도 노선 접근성을 기반으로 숙박 체험 교통을 결합한 맞춤형 패키지 상품을 준비해 관광객의 발길을 유도한다. 코레일과 연계한 경북관광 특별상품도 확대 운영한다. 열차를 이용해 경북을 여행하는 개별 관광객을 위해 철도 운임을 할인하는 등 철도 관련 특화상품을 제공한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이달 여행지로 울진의 온천과 대게를 추천하면서 “몸이 움츠러지는 12월 울진 여행은 겨울의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는 완벽한 여행지”라고 소개했다.
도는 동해중부선 개통이 단순한 교통망 확충을 넘어 지역관광 발전과 함께 지역 소멸 위기 극복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동해중부선 개통은 경북 관광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철도 개통과 함께 내년 경북 방문의 해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경북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고, 글로벌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게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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