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트 모던-모마 전시작가 김성환
서울시립미술관서 개인전 열어
역사구성의 과정에 대한 주제 담아
시적인 영상과 설치 작품으로 테이트 모던 ‘더 탱크스’ 개관전(2012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2021년)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김성환 작가의 개인전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Ua a‘o ‘ia ‘o ia e ia·그가 그에게 배웠다. 배웠다. 그에 의해 가르침을)’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19일 개막했다. 미술관 2, 3층에서 열리는 전시는 작가가 2022년 참가한 하와이 트리엔날레의 일부 작품과 신작 영상 ‘무제’, 2007년 영상 ‘게이조의 여름 나날―1937년의 기록’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역사가 어떻게 구성되는가?’다.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역사를 처음 중고교 국사 교육으로 접하고 성인이 된 뒤에는 그 시대에 대해 자세히 읽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교육으로 배운 인식의 틀로 과거를 보게 된다”고 했다.
“우리가 지난 2주간 경험한 한국 정치 역사에도 여러 인물이 있다. 국회 안팎의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소화기를 들고 있던 사람도 있고, 거리로 나온 시민도 있고, (노벨) 상을 받아 지금 일어나는 역사에 대해 말하는 소설가도 있고…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나면 국사책의 기록에는 몇몇 인물만 나오고 그들이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그 색깔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그가 ‘휴양지이자 아름다운 곳’이라고만 생각했던 하와이의 역사를 풀어낸 것이 첫 번째 전시장이다. 이곳에는 1970년대 하와이 주권 운동 당시 하와이 출판사들이 펴냈던 책, 하와이의 변화를 기록한 사진가 그룹의 작품이 전시됐다.
전시장 가운데 도산 안창호의 아내이자 독립운동가 이혜련(1884∼1969), 큰아들 안 필립(1906∼1978), 1950년 하와이로 건너가 조선의 전통춤을 가르쳤던 배한라(1922∼1994) 등 역사의 조연이었던 인물들의 사진을 프린트하고 세운 작품 ‘몸 콤플렉스’(2024년)가 설치됐다. 역사책에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인물들을 관객이 직접 마주하게 만들려는 시도다.
이번 전시 신작은 3층 두 번째 전시실에 선보이는 비디오 설치 ‘무제’다. 이 작품은 하와이의 역사를 발굴하는 ‘표해록’의 세 번째 신작인데 미완성이다. 작가는 2월 중순부터 3월까지 전시장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며 작품을 완성할 예정이다. 그는 “전시가 일방적인 발표의 장이 아니라 상대의 눈을 보며 대화하는 곳”이라고 했는데, 작품을 관객과 함께 구성하는 실험을 해보고 싶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밖에 역사학자 정병문, 미술사학자 목수현, 미디어 역사학자 이용우의 강연 프로그램과 출판물 ‘레슨북―Room 3’가 전시장에서 제공된다. 전시는 내년 3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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