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비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9·사진)이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이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 50여 명이 “이기흥 파이팅”, “힘내십시오”라고 외쳤다.
이 회장은 “원래 재선으로 끝내려 했다. 그런데 대한체육회가 대내외적으로 굉장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모든 권력기관이 대한체육회 조사에 나섰다. 건국 이래 이런 일은 처음일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대한체육회를) 나가는 건 무책임하다고 판단했다”고 출마 결심 이유를 밝혔다.
부정 채용에 따른 업무방해, 금품수수, 횡령, 배임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회장은 “‘도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나를 악마화하나’라는 생각”이라며 “지금까지도 (내 잘못이라고) 딱 부러지게 뭐가 나온 게 없다. (비리가) 샘물처럼 파서 나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파리 올림픽이 끝난 뒤(9월) 우리나라 최고의 기관에서 일하는 한 고위 관료가 ‘그동안 고생 많이 했는데 그만 털고 나오시죠’라고 제안한 사실이 있다”면서 정부로부터 불출마를 종용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독립(Independence) △최적화(Optimization) △협력(Collaboration) 등 세 가지 축으로 대한체육회 변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재정 자립과 자율성 확보, 균형 잡힌 체육 시스템 구축, 독립적이며 신뢰받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출마하려면 24, 25일 이틀에 걸쳐 후보 등록 신청을 마쳐야 한다. 내년 1월 14일에 열리는 이번 선거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총 8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현재 이 중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69),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75),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55), 안상수 전 인천시장(78),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42) 등은 25일까지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하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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