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오염수 방류때 닫은 빗장 열어
왕이-이와야 이번주 외교장관 회담
중국이 지난해 8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로 중단했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내년 상반기에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이번 주 베이징에서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외상을 만나는 등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중국이 일본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미국에 대해서는 “상호 존중과 상생 협력에 나서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3일 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내년 5∼6월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맞춰 수입 재개 방침을 밝히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강하게 비판하며 일본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양국은 올 9월 단계적 수입 재개에 합의했고, 양국 정상은 지난달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기존 합의를 착실하게 이어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왕 부장과 이와야 외상은 이번 주 베이징에서 양자 회담을 가지고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외상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이와야 외상은 방중 기간 중일 고위급 인적문화교류대화에 참석하고, 향후 경제 분야 고위급 대화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미 동맹국이자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또 ‘미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이 동맹국들에 더 많은 안보 비용 부담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일 협력 관계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중국 관영매체 환추(環球)시보는 사설에서 “중국과 미국은 강대국끼리 올바르게 공존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 상생 협력이라는 중미 관계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면서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입하기를 바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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