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노상원과 尹관련 현안도 논의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25일 01시 40분


[탄핵 정국]
군 관계자 “盧, 金이 경호처장때부터… ‘尹 관련 어떡하면 좋나 자문’ 주장”
일각 “金, 충암파 여인형보다 盧 총애”
“盧, 작년부터 金 장관될거라 확신”… 盧와 만났던 군산 무속인 증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 시절부터 ‘12·3 비상계엄’ 기획에 깊이 관여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윤석열 대통령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24일 제기됐다.

군 소식통은 “노 전 사령관은 주변에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부터 윤 대통령 관련 현안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취지로 자신에게 물어왔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김 전 장관은 때로 반기를 드는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 ‘충암파’보다 노 전 사령관을 더 총애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은 1989년 당시 수도방위사령부 제55경비대대에서 김 전 장관은 작전과장(소령), 노 전 사령관은 대위로 함께 근무했다. 이후 2007년 육군참모총장실에서도 각각 비서실장과 과장으로 근무하며 35년째 막역한 관계를 이어왔다고 한다.

노 전 사령관이 대북 공작을 하듯 근무 인연이 있는 현역 후배를 계엄 모의에 회유 포섭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이 4월 취임한 직후부터 “장관이 너를 귀하게 쓰고, 진급도 시켜 주시려고 한다”는 식으로 접근했다고 한다. 최전방 탱크 부대장인 구 여단장은 계엄 당일인 3일 낮 노 전 사령관이 주도한 ‘2차 롯데리아 회동’에 이어 그날 밤 경기 성남시 판교 정보사 사무실에도 갔다. 계엄 사태 이후 구 여단장은 주변에 “(노 전 사령관에게) 공작을 당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직속 후배들에게도 ‘이거 하면 진급된다’는 식으로 회유하는 수법으로 현역을 허수아비로 앞세우고, 뒤에서 조종한다는 얘기가 파다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계엄을 사전 기획한 혐의(내란 실행 및 직권남용)를 받는 노 전 사령관을 24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특수단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사조직 ‘수사2단’을 구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노 전 사령관은 “수첩에 누구를 사살하라고 썼느냐”, “북한 공격을 어떻게 유도하라고 했느냐”고 묻는 기자들을 노려보기도 했다. 이날 특수단은 ‘2차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한 구삼회 제2기갑여단장,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 TF장(혁신기획관), 정성우 방첩사령부 1처장을 입건하고 경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에서 국방부 장관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전북 군산시에서 활동하는 무속인 이선진 씨(38)는 24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지난해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이 현재 있는 위치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는 운이 있냐’고 물은 뒤, 그렇다고 하자 ‘국방장관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노상원 전 정보사령관#12·3 비상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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