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추도사, ‘정적’ 포드의 아들이 낭독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3일 03시 00분


9일 美워싱턴 국립대성당서 국장
“당파 뛰어넘은 대이은 우정 보여줘”
포드 前대통령, 대선서 카터에 패배
카터, 퇴임후 포드와 함께 공익 활동

1977년 1월 지미 카터 당시 신임 미국 대통령(오른쪽)의 취임식에 참석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사진 출처 포드재단 웹사이트
1977년 1월 지미 카터 당시 신임 미국 대통령(오른쪽)의 취임식에 참석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사진 출처 포드재단 웹사이트
지난해 12월 29일 별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1924∼2024)의 장례식이 9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국장(國葬)으로 엄수된다. 카터 전 대통령의 전임자이자 한때 정적(政敵)이었으나 퇴임 후 선거 개혁 등 여러 공익 활동을 함께 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1913∼2006)의 아들 스티븐(69·사진)이 이날 추도사를 낭독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당적이 다른 두 전직 대통령과 부인, 그 후손의 대를 이은 우정은 최근 극심한 분열에 시달리는 미국 사회에서 당파를 초월한 관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2007년 포드 전 대통령의 장례식 때 “우리를 묶어준 강렬한 우정은 우리가 누린 큰 축복”이라는 취지의 추도사를 읽었다. 포드 전 대통령 또한 생전 카터 전 대통령에 대한 추도사를 미리 써놨지만 본인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아들이 대신 읽게 됐다. 포드재단은 “국가를 치유하고 강화하기 위한 공통의 믿음과 비전을 통해 두 대통령의 우정이 더 깊어졌다”며 카터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스티븐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블랙호크다운’ 등 여러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배우로서 대성하지는 못했다. 현재 포드재단 이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스스로를 온건한 공화당원으로 규정한다.

카터 전 대통령과 포드 전 대통령은 1976년 대선에서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로 맞붙었다. 승리한 카터 전 대통령은 1977년 1월 취임식 때 “전임 대통령께 감사한다”며 대선 경쟁자를 치켜세웠다. 재임 중에도 포드 전 대통령과 자주 만나 조언을 구했다고 피플 등이 전했다.

퇴임 후 카터 전 대통령은 포드 전 대통령을 자신의 비영리재단 ‘카터센터’의 자문위원으로 초빙했다. 두 사람은 선거 개혁 등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부인 로절린 여사, 포드 전 대통령의 부인 베티 여사도 돈독한 관계였다. 로절린 여사는 2011년 베티 여사의 장례식에서 “우리의 남편들은 백악관을 떠난 후 어떤 대통령들보다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고 말한다”면서 “베티와 나도 비슷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며 추모했다.

#카터#추도사#포드의 아들#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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