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 전세 수요가 줄고 비(非) 아파트 공급까지 감소하면서 서울 내 빌라 월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빌라)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104.87로 전달 대비 0.0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2월(100.84) 이후 22개월 연속 증가세다.
빌라 월세는 전세보다 빠르게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빌라 월세가격지수는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년간 2.3% 올랐으나 전세가격지수는 같은 기간 0.6% 올랐다. 서울 빌라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96.51로 그해 5월 이후 7개월 연속 올랐다.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월세가 전세보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서울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101.58로 같은 해 1월(100.9) 이후 11개월 연속 상승했다.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1.58% 올랐으나 전셋값은 같은 기간 0.03% 하락했다.
월세 거래량도 늘고 있다. 지난해 1~11월 서울 비아파트 월세 거래량(보증부월세·반전세 포함) 비중은 68.7%로 전년 동기(63.6%) 대비 5.1%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까지 겹치면서 월세 상승세가 뚜렷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1~11월 전국 비아파트 입주 물량(준공)은 3만8138채로 전년 동기 대비 37.7%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입주는 36만5770채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어 당분간 월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랩장은 “금리가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월세가 전세보다 수익률이 높은만큼 집주인도 월세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전세 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사그라들기 전까지는 월세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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