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집값 거품이 걷히고 있다. 이른바 ‘천도론’을 등에 업고 천정부지로 치솟던 과거 상승분을 고스란히 토해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 상반기 바닥을 다지고, 집값이 점차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값은 평균 6.47% 하락했다. 세종 집값은 5년 전인 2020년 정치권이 쏘아 올린 행정수도 이전 호재로 한해 42.37%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전국적 집값 하락세에 맞물려 △2021년(-0.68%) △2022년(-16.74%) △2023년(-5.14%) △2024년(-6.47%) 내리 추락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국 시군구 중 대구 서구(-6.97%)와 대구 남구(-6.64%)에 이어 하락률 3위를 기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세종 아파트값 하락폭이 크다는 것은 천도론으로 오른 집값에 그만큼 거품이 형성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세종시 대평동 해들6단지e편한세상세종리버파크 전용 99㎡(38평형)는 7억 2000만 원(11층)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9억 원·18층)가 대비 20%(1억 8000만 원) 떨어졌다. 2021년 5월 최고가(14억 원·21층) 대비 반토막 난 가격이다.
외곽도 비슷한 상황이다. 세종 조치원읍 자이 아파트 84㎡(32평형)는 지난달 31일 2억 3000만 원(7층)에 손바뀜되며, 종전 최고가(4억 9500만 원·7층) 대비 53%(2억 6500만 원) 급락했다. 해당 단지는 집값 급등기 외지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곳이다.
세종은 현재 실수요 중심 시장이다. P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집을 팔려는 이들은 과거 특별공급을 받은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양도소득세나 전세금 반환 때문에 집을 내놓고 있다”며 “매수자는 중앙부처 공무원 또는 대전, 청주에서 넘어오는 실거주 수요”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 하반기 세종 집값이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는 “세종은 천도론에 집값이 올라갔던 만큼 현재의 정국 불안이 해소되고, 시중 금리가 내리면 점차 좋아질 것”이라며 “조심스럽지만, 올 하반기부터 시장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세종은 중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도시”라며 “수도권을 제외하고 세종시만큼 넓고, 깨끗한 신도시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종은 미분양이 없고, 국회 완전 이전 등의 호재가 남아있어 추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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