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광주 남구 등에 따르면 생활지원사 이경훈 씨(51·사진)는 12일 오후 2시 “영구 임대 아파트에서 홀로 사는 80대 후반 A 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무슨 일 있는 것 같다”며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주민센터 등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경찰, 소방이 출동해 수돗물 사용·응급센서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한 뒤 A 씨가 집에 있다고 판단하고 현관문을 강제 개방했다. A 씨는 정신을 잃고 침대에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로뎀노인복지센터 소속인 이 씨는 1월부터 홀몸노인 A 씨의 집을 1주일에 3번 방문해 일상생활을 돕는 등 취약계층 13명을 보살피고 있다. 이 씨는 A 씨가 매일 일기를 쓸 정도로 건강했는데 3주 전부터 일상 용어를 기억하지 못하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 유심히 지켜봤다. 그가 구조 요청을 하기 전날인 11일 A 씨는 갑자기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집으로 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 씨는 다른 일정을 포기하고 A 씨의 집으로 갔고, A 씨는 얼굴을 붉힌 채 횡설수설했다. 다음 날 이 씨가 A 씨의 집을 찾아가 현관문을 두드렸지만 응답이 없었고 경찰과 소방까지 출동한 끝에 A 씨의 고독사를 막을 수 있었다.
A 씨는 현재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 씨는 “A 씨가 8년 전 돌아가신 내 아버지와 닮았다. 고독사를 막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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