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던 어르신 고독사 막을 수 있어 다행”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8일 03시 00분


광주 생활지원사 이경훈 씨
평소와 다른 행동 보인 노인
관심 갖고 지켜봐 고독사 예방

50대 생활지원사가 자신이 돌보던 홀몸노인의 고독사를 막아 화제가 됐다.

17일 광주 남구 등에 따르면 생활지원사 이경훈 씨(51·사진)는 12일 오후 2시 “영구 임대 아파트에서 홀로 사는 80대 후반 A 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무슨 일 있는 것 같다”며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주민센터 등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경찰, 소방이 출동해 수돗물 사용·응급센서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한 뒤 A 씨가 집에 있다고 판단하고 현관문을 강제 개방했다. A 씨는 정신을 잃고 침대에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로뎀노인복지센터 소속인 이 씨는 1월부터 홀몸노인 A 씨의 집을 1주일에 3번 방문해 일상생활을 돕는 등 취약계층 13명을 보살피고 있다. 이 씨는 A 씨가 매일 일기를 쓸 정도로 건강했는데 3주 전부터 일상 용어를 기억하지 못하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 유심히 지켜봤다. 그가 구조 요청을 하기 전날인 11일 A 씨는 갑자기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집으로 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 씨는 다른 일정을 포기하고 A 씨의 집으로 갔고, A 씨는 얼굴을 붉힌 채 횡설수설했다. 다음 날 이 씨가 A 씨의 집을 찾아가 현관문을 두드렸지만 응답이 없었고 경찰과 소방까지 출동한 끝에 A 씨의 고독사를 막을 수 있었다.

A 씨는 현재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 씨는 “A 씨가 8년 전 돌아가신 내 아버지와 닮았다. 고독사를 막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생활지원사#홀몸노인#고독사#응급구조#광주 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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