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덕의 도발] 자사고, 없앨 게 아니라 추첨으로 뽑자
“나는 고등학교 재학 중 과외를 받아본 적도, 학원을 다닌 적도 없다. 학교 선생님을 믿고 열심히 수업을 들었고, 선생님의 수업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한의대에 진학했고 지금은 공중보건의로 일한다. 우수한 친구들 사이에 있다 보면 기가 죽을 때도 있었지만 다양한 동아…
- 20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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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학교 재학 중 과외를 받아본 적도, 학원을 다닌 적도 없다. 학교 선생님을 믿고 열심히 수업을 들었고, 선생님의 수업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한의대에 진학했고 지금은 공중보건의로 일한다. 우수한 친구들 사이에 있다 보면 기가 죽을 때도 있었지만 다양한 동아…
우리가 ‘IMF 위기’로 기억하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일본과의 관계는 최악이었다. 1995년 11월 김영삼(YS) 대통령이 일본의 역사 망언과 관련해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일격을 날린 이후 독도, 위안부, 한일 어업협정 문제까지 겹쳐 97년 11월 한일갈등은 최고…
어제 아침에도 성질을 내고야 말았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 그 여자 때문이다. “아리아. YTN 뉴스 라디오 틀어줘”라고 분명히 말했음에도 아리아는 “웨지레 뉴스 들려드릴게요”하더니 “웨지레는 엑스엑스엑스의 방송을 보며 엑스엑스엑스를 치냐고 물었고 이에 엔에스남순은 당연하지라고 답했…
한국이 30년 후 북한과 합치기로 예정돼 있다고 가정해보자.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진전돼 문재인-김정은 남북정상은 2049년 ‘합방’을 합의한다(상상이라고 했다). 이미 2000년 6·15선언에서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돼 있다. 단계가 높…
정부 출범 3년차. 새로 선출된 제1야당 대표의 당선 연설은 대(對)정부 전면전 선포였다. “경고한다. 민주주의와 서민경제를 계속 파탄 낸다면 저는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다.” 2015년 2월 8일 더불어민주당의 전신(前身)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 연설이다. 전쟁을…
대학 2학년 때였다. 교양과목인 ‘청년심리’ 첫 시간. 머리를 동그랗게 커트한 40대의 ‘귀여운’ 여교수가 딱 하루 보강을 맡았다며 들어왔다. “평생 자기 일을 갖고 그 일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자기를 지지하고 후원하는 남자와 결혼하세요. 남편과 아내는 서로가 서로를 마음 놓고, …
그날은 토요일이었다. 급하게 회사로 뛰어나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 그 자체가 그의 삶과 마찬가지로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범인(凡人)도 세상을 떠난 뒤 뒤늦게 그 사람의 진가를 알아보고 안타까워하는 일이 적지 않다. 하물며 대통령을 지낸 고인이야 말…
‘좌파독재’라는 말이 진짜 대통령을 분노시킨 모양이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자유한국당을 향해 시퍼런 칼날을 번득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
‘김순덕의 도발’을 시작한지 8일로 100일이다. 그래서 ‘나는 왜 글쓰기로 도발 하는가…’에 대해 쓸 작정이었다. 그런데 5월 9일이 장영희 서강대 교수가 세상을 떠난 지 10주기라는 기사를 보고 기가 팍 죽었다. 죽었다 깨도 선생님처럼 쓸 수 없는 나는 괜히 인터넷공간을 어지럽…
“국민에 대한 도발이다.” 검경 수사권조정법안에 반발하는 검찰을 여권이 꾸짖고 나섰다. ‘도발’이라는 간판을 달고 글 쓰는 사람으로서 말한다. 그건 국민에 대한 도발이 아니다. 석 달 전 기명칼럼에서 “검찰의 경찰 통제도 없이 경찰 정보권과 수사권이 결합한다면, 일제강점기처럼 ‘칼…
일종의 직업병이다. 놀러 가면서도 뭐 쓸 게 없나, 강박관념을 갖는 건. 처음 가보는 오키나와에선 2박3일 바다만 보다 늘어지게 자는 호캉스를 즐길 참이었다. 그런데 ‘슈리성으로 가는 언덕길’이라는 책을 본 뒤 휴가는 등산이 돼버렸다. ●오키나와는 일본이 아니었다 구글에서 오키나…
또 국회 난투극이다. 이 꼴 안 보려 이름도 역설적인 국회 선진화법 만들지 않았냐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하면 쉽다. 그러기 전에, 왜 청와대와 여권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에 기를 쓰는 건지 따져봤으면 한다. 대통령 측근 같은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잡기 위해서라고? …
언론인 최우석의 메시지, “경제는 부총리에 달렸다” ‘최우석 소장’ 이름으로 스마트폰 문자가 온 순간, 나는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응? 소장님 돌아가셨는데…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하늘에서 온 편지 같은 건가 하면서 열어보니(사람은 종종 터무니없이 머리가 안 돌아가는 때가 있다) 고인…
언론사 근무의 매력 중 하나가 남보다 세상일을 좀더 빨리 알 수 있다는 거다. 대단한 일이 아닐 수도 있고, 늘 그런 것도 아니지만 8일 오전 5G 테크 콘서트를 앞두고 ‘11시 엠바고’를 붙인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말이 나오자 나는 흥분했다. “이동통신 3사가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
‘싫은 소리’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조직의 장(長) 자리에 앉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과장, 부장, 사장, 하다못해 학교시절 반장도 입바른 소리 들으면 내색은 못해도 속으론 밉다. 왕에게 도덕정치를 설파했던 조광조도 그래서 죽임을 당했다. 간신의 모함이지 왕이 자신을 죽일 리 없다…
마침내 국민연금이 ‘연금사회주의’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정부에 찍힌 재벌총수 조양호의 대한항공 경영권을 사실상 박탈한 것이다.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표는 결정적이었다. 재벌 총수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해 대표이사에서 물…
장자연, 김학의, 버닝썬 사건. 김정은의 북핵 위협도 시시하게 만드는 핵폭탄급 사건에 검경이 명운을 걸게 됐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가 범벅된 요란한 범죄 행각에 대통령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본격 ‘정치 포르노’가 펼쳐질 조짐이다. 엄청 중요한 외교행사로 보이진 않는 브…
남자도 헤어스타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시진핑(習近平·66)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흰머리를 노출했다는 뉴스를 보고서다. 딱 봐도 염색이다 싶은 새까만 머리를 포마드 발라 넘겨 붙이는 게 중국 지도부의 관행이었다. 젊게 보이려는 이 ‘흑발 정치’의 전통을 시진핑이 깬 …
먼저 오해 마시길. 내가 학교 때 공부 잘했다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죽 쑤고 있다는 얘기도 아니다. 이건 그냥 이 몸이 뉴욕타임스를 보다 눈이 번쩍 띄어서 빌려온 제목으로 봐주시면 고맙겠다. 여학생이 공부 잘하는 건 세계적 현상 학교 공부는 대개 여학생들이 더 잘한다. 중고…
야당은 분열로 망한다. 이미 정권을 뺏기고도 책임소재와 투쟁노선, 정당성 등등을 따지다 갈라지고도 모자라 또 찢어진다. 기득권은 있는 대로 누리며 야권 몰락에 기여했던 그때 그 사람들. 단절해야 할 과거와 끈질기게 연결돼 있으면서 예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권력투쟁에 골몰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