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덕의 도발]“우리 남편 바보”…녹취록은 ‘윤석열 리스크’였나
난데없는 전 국민 듣기 평가가 벌어진다.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방문 중 비속어 논란 때문이다. XX는 미국 아닌 한국 국회를 겨냥했다는 게 대통령실 해명인데 그 말이 맞는대도 문제다.내 귀에 XX가 들리냐 안 들리냐가 충성경쟁으로, 진영논리로, 어지럼증으로, 심지어 보도윤리와 국익의 …
- 202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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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전 국민 듣기 평가가 벌어진다.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방문 중 비속어 논란 때문이다. XX는 미국 아닌 한국 국회를 겨냥했다는 게 대통령실 해명인데 그 말이 맞는대도 문제다.내 귀에 XX가 들리냐 안 들리냐가 충성경쟁으로, 진영논리로, 어지럼증으로, 심지어 보도윤리와 국익의 …
헌신(獻身·몸과 마음을 바쳐 있는 힘을 다함). 8일 서거한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헌신이란 이렇게 하는 것임을 보여줬다. 96세에도,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까지도, 여왕은 우아하고도 기품 있게 지팡이를 짚고는, 한때 군주제 폐지를 외쳤던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와 새 내각 구…
“간절히 청컨대 대답해 주시오. 대체 이 전쟁은 무엇입니까.”“의(義)와 불의의 싸움이지.”“나라와 나라와의 싸움이 아니란 말입니까.”김한민 감독의 영화 ‘한산’에서 이순신 장군은 바로 답하지 않는다. 대단원에서 이렇게 말했을 뿐이다. “아니다. 더 나아가자. 지금 우리에겐 압도적인 …
김한민 감독의 영화 ‘한산’을 뒤늦게 보았다. 2014년 ‘명량’ 이후 8년. 순천 출신인 김 감독은 근 10년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끼고 살았다고 했다.마침 올해가 임진왜란이 벌어진지, 그리고 한산대첩이 대승을 거둔지 430년 되는 해다. 물처럼 표정 깊은 배우 박해일을 통해…
※ ‘짱깨’가 혐오 용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짱개주의의 탄생’이라는 책을 추천함으로써 복권됐다고 생각한다. 책의 저자인 김희교 광운대 교수는 투쟁의 언어는 자국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했다. 2022년 8월 24일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독립한지 서른한…
10일. 한 달 반. 두 달. 15일.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후 며칠 만에 여야 지도부와 만났는지 세어본 날짜다. 문재인·박근혜·이명박·노무현 대통령은 각각 10일, 한 달 반, 두 달, 15일 만에 여야 원내대표, 또는 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 아…
윤석열 대통령이 5월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을 말했을 때, ‘윤석열의 처칠 스타일’이라는 도발을 썼다. 성격 좀 급한 분들은 ‘처칠’만 보고는 냅다 아래로 내려가 “비교할 걸 비교하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던 칼럼이다. 눈 밝은 독자들은 알아봤겠지만 그 글엔 뒤…
윤석열 정부 장관급 인사 4명이, 더구나 그 중 3명은 인사 청문회에 오르지도 못하고 낙마했다. 이 정도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사퇴는 아니어도 적어도 사과는 했어야 마땅했다. 윤 대통령이 뻑 하면 비교하는 문재인 정부의 첫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 임종석도 사과에 인색하진 않았다. …
맞아 죽을 각오로 말한다면, 친인척이나 측근 비리 척결에선 전두환 정권이 문재인 정권보다 나았다 싶다. 적어도 그땐 청와대가 수사를 막진 않았다는 얘기다. 느닷없이 전두환 정권을 언급한 건 ‘문 정권의 경찰수장’ 김창룡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그가 “경찰의 중립성과 민주성 강화가 국…
‘진보 어용 지식인’ 유시민이 ‘어용’이란 감투를 벗고 다시 요설을 쏟아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언론만 보면 갑자기 태평성대로 돌변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끄떡없다.” 10일 노무현재단 유튜브채널 알릴레오에서 언론 비난부터 시작한 거다. 미안하지만 유시민에게 그런 말을 할…
문재인 전 대통령(이하 문재인)이 지난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짱깨주의의 탄생’이라는 책을 추천했다. 솔직히 이젠 그가 어떤 책을 추천하든 별 관심 없다.2017년 대선 직전 동아일보가 ‘지금 이 땅의 국민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을 질문했을 때 자신이 대학시절 읽었던 ‘전환시대의 논리’…
‘김포공항 이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인천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이 반년 전 대통령 선거 때도 내놓을까 말까, 주물럭거렸던 도깨비 방망이였다. 지난해 11월 28일 17시 56분. 매일경제 인터넷 판은 ‘단독’이라며 ‘이재명, 김포공항 자리에 신도시 검토…“최대 2…
큰 뜻을 품은 사람은 ‘존경하는 인물’도 신경 써 고를 일이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듯, 롤 모델을 보면 그 사람의 지향점을 알 수 있다(그래서 나 같은 기자가 일요일 읽을거리를 만들 수도 있다).윤석열 대통령은 존경하는 인물이 윈스턴 처칠(1874~1965)이라고 했다.…
정치인으로서 이재명보다 행복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싶다. 대선에서 패한 다음 외려 더 많은 지지자가 생겼다. “재명 아빠, 사랑해요”를 외치는 자칭 ‘개딸’들이다.더불어민주당 6·1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이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민주당 후보가 된 그가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공포하는 방망이를 휘둘렀다. 퇴임을 불과 엿새 앞두고서다. 문 대통령이 공포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핵심이 자기 자신을 위한 ‘셀프 면죄부’라는 건 온 국민이 안다. 그래도 헌법을 준수하…
박병석 국회의장이 22일 내놓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을 여야가 받아들였다. 검찰 직접수사를 기존 6대 범죄(경제·부패·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에서 경제·부패 수사만 남기고 박탈하되, 중대범죄수사청이 설치되면 완전 폐지한다는 거다. 그러나 검수완박이…
“혹시 ‘위기의 민주주의’라는 영화 보셨습니까.”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은 브라질의 이 다큐멘터리를 종종 언급했다.“검찰을 이렇게 키워서 ‘국물도 없다’ 이런 소리를 하면서 국민 갈등 시키고 증오하게 하면, 민주주의 위기가 경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
뮤지컬 ‘엘리자벳’은 빼어나게 아름다운 오스트리아 제국의 황후(1837~1898)를 다룬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선 옥주현 신영숙 김소현 같은 빼어난 배우들이 열연했다. 엘리자벳(애칭 씨씨)이 삼단 같은 머리에 눈꽃처럼 흰 드레스로 단장하고 등장하는 1막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다.이 치명적…
“한 정권의 성패는 종종 아주 초기에 결정된다.” 서울대 장덕진 교수는 지난주 경향신문 칼럼에 이렇게 썼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용산 집무실 이전 계획을 발표하기 전이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 1호인 적폐청산에 5년 내내 매달리는 바람에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청와대 해체 …
아침마다 우크라이나의 안녕을 확인한다.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면 그냥 파죽지세로 끝날 줄 알았다. 아니었다. 러시아군이 진입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노바 카호브카에선 한 할머니가 러시아군대를 향해 빗자루를 휘두르며 호통치는 것이었다. 수도 키이우에서 BTS 지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