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신춘문예에서 동요만 1등을 선정한 이유는?
‘신춘문예’와 ‘신진작가’의 두 가지 요소가 모두 들어가는 현재와 같은 신춘문예 모집은 1925년 1월 2일자 동아일보 사고가 처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춘문예’ 구절이 들어간 최초의 현상모집 알림은 이미 1919년 12월 2일자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실렸습니다. 하지만 이때 매일신보는 신진작가를 발굴한다는 목적을 또렷하게 내세우진 않았죠. 독자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더 컸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리고 이후 매일신보는 ‘신춘문예’보다 ‘신년문예’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했습니다.
1925년 동아일보가 신춘문예 모집을 시작했고 2년 뒤인 1927년에 조선일보가 신춘문예 공모를 시행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신춘문예와 매일신보의 신년문예가 신문사 문학 현상모집의 큰 틀로 자리 잡은 셈입니다. 동아일보 첫 신춘문예 공고는 문예 부인 소년의 3개 부문으로 나뉘었습니다. 문예는 단편소설과 신시, 부인은 가정소설, 소년은 동화극과 가극, 동요로 세분되었죠. 크게는 3개 부문, 작게는 6개 부문에 걸쳐 신인작가들의 신선하고 패기 넘치는 투고를 기대했습니다.
동아일보는 1925년 1월에 신춘문예 공고를 5차례나 게재했습니다. 그만큼 의지가 실렸다고 봐야겠죠. 특이하게도 공고 안에 편집국장 홍명희의 이름을 넣었습니다. 홍명희가 편집국장 겸 학예부장으로 힘과 정성을 다하겠다고 했죠. 아시다시피 홍명희는 일본 유학시절 ‘조선 삼재(三才)’로 불렸습니다. 조선 세 천재 중 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다른 두 사람은 최남선과 이광수였죠. 세 사람은 일본 도쿄에서 만나 문학을 사랑하는 공통점을 서로 확인하면서 교분을 쌓아나갔습니다. 나중에 홍명희는 임꺽정을 써서 작가로 우뚝 섭니다.
그런데 한정동의 초대 동요 수상작 ‘소금쟁이’는 이내 거센 논란에 휩싸입니다. 작가로서는 치명적인 비판에 직면하게 됐죠. 이 문제는 다음 기회에 살펴보겠습니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기사입력일 : 2021년 06월 04일
新春文藝(신춘문예) 募集(모집)
◇文藝欄(문예란)·婦人欄(부인란)·少年欄(소년란)◇
◇종래의 문예란(文藝欄) 부인란(婦人欄) 소년란(少年欄) 등으로 힘이 자라는 데까지는 보다 충실하게 하야 조곰조곰씩이라도 보람 잇게 하여 보려고 본사 편즙국댱(編輯局長) 홍명희(洪命熹)씨의 학예부댱(學藝部長) 겸임 아래에서
一(1)、文藝欄係(문예란계)
二(2)、婦人欄係(부인란계)
三(3)、小年欄係(소년란계)
의 세 가지 부문을 따로따로 독립식히고 각계에 책임자를 두어 힘과 정성을 다하려 합니다.
엇더케 하여 나가는지는 장차 사실로써 보여들이려 하거니와 위선 아래의 규뎡으로 일반 신진작가의 작품을 모집하오니 우리의 시험을 도와주시려는 유지는 만히 투고하여 이 세 가지 란으로 하여곰 금상첨화의 꼿밧을 이루게 히여 주시읍
◇文藝係(문예계) 募集作品(모집작품)◇
一(1)、短篇小說(단편소설) 一等(1등) 一人(1인) 五十圓(50원) 二等(2등) 二人(2인) 各(각) 二十五圓(25원) 三等(3등) 五人(5인) 各(각) 十圓(10원)
二(2)、新詩(신시) 一等(1등) 一人(1인) 十圓(10원) 二等(2등) 二人(2인) 各(각) 五圓(5원)
◇婦人係(부인계) 募集作品(모집작품)◇
一(1)、家庭小說(가정소설) 一等(1등) 一人(1인) 五十圓(50원) 二等(2등) 二人(2인) 各(각) 二十五圓(25원)
◇小年係(소년계) 募集作品(모집작품)◇
一(1)、童話劇(동화극) 一等(1등) 一人(1인) 五十圓(50원) 二等(2등) 二人(2인) 各(각) 二十五圓(25원)
二(2)、歌劇(가극) 一等(1등) 一人(1인) 五十圓(50원) 二等(2등) 二人(2인) 各(각) 二十五圓(25원)
三(3)、童謠(동요) 一等(1등) 一人(1인) 十圓(10원) 二等(2등) 二人(2인) 各(각) 五圓(5원) 入選(입선) 五人(5인) 各(각) 貳圓(2원)
◇이상 각 뎨에 대하야 투고하시되 내용을 모다 각계(各係)에 특색이 나도록 부인계 투고는 부인들이 읽기에 알마즌 것으로 소년계의 투고는 반듯이 소년소녀에게 뎍당한 내용을 가저야 합니다. 이밧게 주의한여 주실 것은
▲投稿期限(투고기한)은 今月(금월) 末日(말일)까지
▲原稿(원고)의 數(수)는 無制限(무제한)
▲原稿(원고)는 各係(각계) 募集(모집)을 別封(별봉)하야 文藝係(문예계)면 文藝係(문예계)、婦人係(부인계)면 婦人係(부인계)로 보내시되 住所(주소) 氏名(씨명)을 分明(분명)히 쓰실 일
▲原稿(원고)는 當選與否(당선여부)를 勿論(물론)하고 一切(일절) 返送(반송)치 아니함
신춘문예 모집
문예란·부인란·소년란
◇종래의 문예란 부인란 소년란 등으로 힘이 자라는 데까지는 보다 충실하게 하여 조금 조금씩이라도 보람 있게 하여 보려고 본사 편집국장 홍명희 씨의 학예부장 겸임 아래에서
1. 문예란 부문
2. 부인란 부문
3. 소년란 부문
의 세 가지 부문을 따로따로 독립시키고 각 부문에 책임자를 두어 힘과 정상을 다하려 합니다.
◇어떻게 하여 나가는지는 장차 사실로써 보여드리려 하거니와 우선 아래의 규정으로 일반 신진작가의 작품을 모집하오니 우리의 시험을 도와주시려는 뜻이 있는 분은 많이 투고하여 이 세 가지 란으로 하여금 금상첨화의 꽃밭을 이루게 하여 주시오.
◇문예부문 모집작품◇
1. 단편소설 1등 1명 50원, 2등 2명 각 25원, 3등 5명 각 10원
2. 신시 1등 1명 10원, 2등 2명 각 5원
◇부인부문 모집작품◇
1. 가정소설 1등 1명 50원, 2등 2명 각 25원
◇소년부문 모집작품◇
1. 동화극 1등 1명 50원, 2등 2명 각 25원
2. 가극 1등 1명 50원, 2등 2명 각 25원
3. 동요 1등 1명 10원, 2등 2명 각 5원, 입선 5명 각 2원
◇이상 각 부문에 대하여 투고하시되 내용을 모두 각 부문에 특색이 나도록 부인부문 투고는 부인들이 읽기에 알맞은 것으로, 소년부문 투고는 반드시 소년소녀에게 적당한 내용이어야 합니다. 이밖에 주의하여 주실 것은
▲투고기한은 금월 말일까지
▲원고의 수는 무제한
▲원고는 각 부문 모집을 따로 넣어 문예부문이면 문예부문, 부인부문이면 부인부문으로 보내시되 주소 성명을 분명하게 쓰실 것
▲원고는 당선 여부를 물론하고 일절 반송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