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의 권주가[이준식의 한시 한 수]〈253〉
대지는 백설로 뒤덮이고 바람은 찬데, 주먹만 한 눈송이가 공중에 흩날린다.도연명이 웃다 자빠지겠소. 잔 그득한 술을 마시지 않겠다시니.그대 거문고 어루만져 봐야 부질없고, 버드나무 다섯 그루 심은 것도 헛된 노릇.머리 위 망건도 괜히 쓴 것이려니, 내 존재가 그대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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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는 백설로 뒤덮이고 바람은 찬데, 주먹만 한 눈송이가 공중에 흩날린다.도연명이 웃다 자빠지겠소. 잔 그득한 술을 마시지 않겠다시니.그대 거문고 어루만져 봐야 부질없고, 버드나무 다섯 그루 심은 것도 헛된 노릇.머리 위 망건도 괜히 쓴 것이려니, 내 존재가 그대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간 합계출산율은 가까스로 0.7명대를 지켰으나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출산율은 0.6명대로 주저앉을 전망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유일하게 출산율이 0명대인 나라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
4·10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공통으로 내건 공약 중 상당수가 이미 국회에 관련 법안들이 다수 발의돼 있는 ‘재활용 공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에서 협의하거나, 법안 처리를 본격적으로 시도한 적도 없으면서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새로운 공약인 것처럼 겉포장만 바꿔 …
화장장 부족이 갈수록 심해져 4년 뒤부터는 수천 명의 시신이 화장시설을 구하지 못해 표류하는 ‘화장 절벽’이 올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도 화장 순번을 기다리느라 4일장, 5일장을 치르거나 다른 지자체에서 ‘원정 화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사시설 확충을 계속 미룰 경우 화장장 수용 …
‘문재인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노무현 정부는 실패한 정부라는 것이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이 고려대 교수 시절인 2012년 11월 동아일보 ‘동아광장’에 쓴 칼럼 중 한 대목이다.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여당 후보의 패배는 민주당 대참패일 뿐 아…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2014년 “아무도 모르게 하는 게 있다”고 했지만,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를 개발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애플의 전 이사회 임원이 한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의 생전 꿈이 혁신 자동차 ‘아이카’를 만드는 것이었다”며 애플 애호가들을 흥분시켰고, 이…
“개혁은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나 사회적 합의 없이 결론적인 숫자만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의료개혁을 위해 의대 증원 ‘2000명’을 깜짝 발표한 정부 들으라고 한 말 같지만 아니다. 대통령이 지난해 숫자 빠진 맹탕 연금개혁안을 제시하며 내놓은 해명이다.…
5년 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지난해 5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해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법으로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경제학적으로 이민이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비싼 물가를 당신이 책임져라. 부끄러운 줄 알라!” 18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아흘란(환영) 라마단’ 먹거리 장터 행사장.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을 앞두고 해마다 이집트 정부가 주최해 온 이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알리 알모셀히 공급·내부무역부 장관은 …
공원 벤치에 장기판들이 쉬고 있네요. 봄이면 찾아오는 사람들로 쉴 새 없을 테니 지금은 좀 쉬어 두어요. ―서울 영등포구 당산공원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업무에 활용하기 시작한 기업이 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AI가 업무를 어떻게 바꿔놓을지에 대한 청사진을 가진 기업은 찾기 힘들다. 생성형 AI는 복잡한 문서 요약, 코드 작성, 이메일 초안 작성, 마케팅 문구 작성 등 많은 업무를 자동화한다. 회사가 별도의 모델…
화려한 드레스와 장신구를 착용한 여인이 하얀 개를 안고 서 있다. 개는 오직 주인만 바라보는 반면, 여자는 몸만 개를 향한 채 화면 밖 관객을 힐끗 쳐다보고 있다. 개 목을 묶은 파란 끈이 둘을 다정하게 이어준다. 귀족처럼 호화롭게 차려입은 이 여자는 대체 누굴까? ‘개를 든 여…
서로 이기거나 앞서려고 겨루는 막상막하의 맞수 지역이 있다. 희소한 산물을 두고 욕망과 욕망이 충돌하는 경쟁은 서로 적이 되어 무너뜨리거나 굴복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이익과 독식을 목표로 하는 경쟁은 상호배타적인 속성을 지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때 원조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된…
한국의 전체 일자리 중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조사해 보니 2021년 기준 한국의 종사자 250인 이상 대기업의 일자리 비중은 14%로 OECD 32개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한국 다음으로…
서울의 소형 빌라와 오피스텔 월세가 치솟으면서 청년과 서민층의 주거난이 심화되고 있다. 월세에 관리비까지 더하면 월평균 주거비가 100만 원을 넘어섰다. 전세사기 공포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있는 전세보다 월세로 수요가 몰린 여파다. 고금리·고물가에 주거비 부담까지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진료 거부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올해부터 5년간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씩 확대하는 계획을 재차 강조했다. 전공의들에게 29일까지 병원에 복귀하지 않으면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을 하고 사법 절차를 밟겠다…
스웨덴이 210년 중립국 원칙을 벗어던지고 집단안보체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정식 가입한다. 지난해 4월 튀르키예에 이어 그제 헝가리 의회가 최종 동의함으로써 스웨덴은 32번째 회원국이 되기 위한 행정절차만 남겨놓고 있다. 나토 회원국이 되려면 모든 회원국 동의가 필요하다. 2년 …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이 ‘2030년 삼성을 제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위로 올라서겠다’고 큰소리를 치는 건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맛있는 밥을 지으려면 좋은 밥솥이 필요하듯이 첨단 2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양산에 성공하려면 네덜란드 ASML이 만든 …
《2000년대 이후 당선된 대통령들은 모두 선거개입 시비에 휘말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에 소추되기도 했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크고 작은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이 ‘말’로 인해 탄핵 사건에 휘말린 후, 말은 아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