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게 쓴소리 못하면 세 번째 비대위에 민심 외면 [광화문에서/박훈상]
“곧 대통령실이 ‘액션’을 취할 것 같은데….”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가 사퇴하기 이틀 전 한 여당 의원은 이렇게 예측했다. 그날 친윤(친윤석열) 초선 의원 10여 명이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김 전 대표 사퇴를 주장하는 비주류 중진을 “X맨” “퇴출 대상” “자살특공대”…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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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대통령실이 ‘액션’을 취할 것 같은데….”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가 사퇴하기 이틀 전 한 여당 의원은 이렇게 예측했다. 그날 친윤(친윤석열) 초선 의원 10여 명이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김 전 대표 사퇴를 주장하는 비주류 중진을 “X맨” “퇴출 대상” “자살특공대”…
자전거가 보관대에 걸려 하늘을 날고 있네요. 좁은 골목 공간을 효율적으로 쓴 주인의 지혜가 엿보입니다.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에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높새가 불면 / 당홍 연도 날으리 향수는 가슴에 깊이 품고 참대를 꺾어 / 지팡이 짚고 짚풀을 삼어 / 짚새기 신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 슬프고 고요한 / 길손이 되오리 높새가 불면 / 황나비도 날으리 생활도 갈등도 / 그리고 산술도 / 다 잊어버리고 백화를 깎아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북한의 핵 동결을 대가로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거래를 구상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3일 트럼프 측 대북 구상을 브리핑받은 인사 3명을 인용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면 경제제재…
올해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가 31년 만에 처음 적자를 낼 전망이다. 중국에 파는 대표상품 반도체 수출은 줄어든 대신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2차전지 부품·소재 등의 수입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간 ‘반도체 착시’에 가려져 있었을 뿐, 중국의 산업 경쟁력이 한국을 급속히 따라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했다. 이날 연준 발표에서 무엇보다 주목받은 것은 2022년 3월 고강도 긴축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을 뺀 것이다. 이젠 언제부터 금리 인하에 들어갈지 논의가 시작될 시점이라며 피벗(통…
‘모든 데이터가 물가 인상은 없다고 보여주는데 왜 모든 사람이 생활비 부담에 점점 짓눌린다고 느낄까.’ 영국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이 2009년 자신의 저서 ‘시그널’에서 제기한 의문이다. 그는 기업들이 가격은 놔둔 채 상품의 양이나 부피를 줄이는 현상에서 답을 찾는다. 이를 설명하면서…
연말에 강원 양구 인문대학 종강식에 참석했다. 모친과 아내가 잠들어 있는 묘소와 안병욱 교수 묘비 앞에서 묵념했다. 모두가 북에서 온 실향민이다. 고향에 갈 수가 없어 휴전선 근처 금강산 가는 입구에 안식처를 갖게 되었다. 때가 되면 나도 같은 묘지 안에 잠들게 된다. 나는 북에서 살…
미국에서 38년간 살며 수도 워싱턴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중국 문제 전문가로 활동한 리청(李成) 씨는 올 7월 홍콩으로 이주해 홍콩대에서 중국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대학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할 만큼 자타 공인 중국 전문가인 리 씨는 이달 9일 홍콩대 중국·세계 연구센터를 설립했…
한미일 3각 협력은 윤석열 정부가 외교안보 분야에서 가장 앞에 내세우는 정책 기조이자 성과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올해에만 4차례 미국을 방문했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는 7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한미일 정상이 3각 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앞으로 5년간의 건강보험 정책 방향을 담은 제2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2024∼2028년)의 발표를 앞두고 있다. 향후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추진에 귀추가 주목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기간부터 주요하게 제시한 보건의료 공약이 있다. 바로 중증·희귀질환 환자의 보장성을 확대하겠다…
평균 16년. 2021년 국내에서 폐차된 차량의 평균 운행기간이다. 2000년에는 8년을 조금 넘겼는데 20년 사이에 2배로 늘었다. 한국의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성능, 특히 내구성이 그만큼 좋아졌다고 볼 수 있겠다. 폐차하는 대신 중동이나 동남아로 수출한 중고차는 이보다 훨씬 더 오…
《고대 그리스 세계는 온갖 정치 체제의 실험장이자 각축장이었다. ‘귀족정’ ‘참주정’ ‘민주정’ 등 다양한 정체가 경쟁을 벌였다. 그래서 각각의 정체를 대표하는 인물 이야기도 많다. 페이시스트라토스(기원전 600년경∼기원전 527년)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그는 권력을 독점한 ‘참주’…
올해 3월, 199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였던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세상을 떠났다. 예전 그의 인터뷰를 읽다가 익숙한 문장을 발견했다. “매일 아침 나는 항상 읽을 책이 있다는 생각을 하며 잠에서 깬다.” 영화, 노래, 그림, 그리고 책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도 삶…
배가 출발한 항구로 다시 도착하기 전까지 소식을 알 수 없었던 것이 16∼17세기의 상황이었다. 콜럼버스와 마젤란이 그랬다. 육지에서라면 파발을 띄우거나 봉화를 올려서 소식을 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바다에서는 △자신의 위치를 아는 것 △소식을 주고받는 것 그리고 △방송을 통한 …
열두 달로 돌아가는 1년. 희망으로 부풀어 오르는 달이 있는가 하면 무겁게 가라앉는 달도 있다. 12월은 내게 우울하고 힘든 달이다. 그 이유를 나는 안다. 12월은 일적으로 무척 불투명한 달이다. 일이 꼭 많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느낌표로 딱 꿰어지지 않고 물음표로 둥둥 떠다니는 것…
잔설처럼 하얀 비단 조각으로, 잉어 한 쌍 만들었으니내 맘속 일을 알고 싶다면, 그 배 속의 편지를 읽어보셔요.(尺素如殘雪, 結為雙鯉魚. 欲知心裏事, 看取腹中書.)―‘흰 비단 물고기를 만들어 친구에게 주다(결소어이우인·結素魚貽友人)’·이야(李冶·약 730∼784)
여기저기 빵집에서 ‘슈톨렌’이 눈에 띈다. 독일에서 성탄절 무렵에 먹었다는 둥그런 슈톨렌은 강보에 싸인 아기 예수의 모양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만드는 공정이 꽤 복잡하고 브랜디나 럼에 재운 건과일이 듬뿍 들어가며 보통 한 달 이상 두고 먹어도 되는 케이크 같은 빵이다. 금욕적인 생…
구글이 자사 앱 장터에서 내부결제(인앱결제)를 강제하고 높은 수수료를 받아온 것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미국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구글과 애플이 독점하고 있는 앱 장터의 불공정한 수익 배분 방식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이 2021년 세계 최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