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의 무비홀릭]흑백 요리사와 공정 판타지
※ 영화 ‘믹의 지름길’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제목만 봐도 내용이나 결말을 딱 알 수 있는 영화가 있어요. 허진호 감독의 ‘외출’(2005년)이 그래요. 각자 배우자를 둔 배용준과 손예진이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다는 이 작품의 제목이 왜 ‘외출’이겠어요? 잠깐 나갔…
-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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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믹의 지름길’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제목만 봐도 내용이나 결말을 딱 알 수 있는 영화가 있어요. 허진호 감독의 ‘외출’(2005년)이 그래요. 각자 배우자를 둔 배용준과 손예진이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다는 이 작품의 제목이 왜 ‘외출’이겠어요? 잠깐 나갔…
누님네와 처가, 동네 가게에서 산 식재료로 운영하는 식당이라니, 이것이 진정한 상생과 순환경제 아니겠어요?―충남 서산시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매콤한 식재료라면 흔히 마늘과 고추를 꼽는다. 특히 마늘은 삼국유사의 단군신화에서 쑥과 함께 등장할 정도로 그 역사가 깊다. 과연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마늘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리고 세계적으로 언제부터 인류는 마늘과 함께했을까. 고고학과 역사가 전하는 마늘의 짙은 맛과…
중동 정세가 계속 요동치고, 주가와 원유 가격을 들썩거리게 하고 있다. 사람들은 현실 전쟁 앞에서 정의와 인권, 양심 따위가 얼마나 하찮은 것이 되며, 입으로 외치는 평화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를, 그리고 지구 건너편 사람의 고통과 파괴보다 내 생활물가의 앙등을 더 진지하게 걱정한다는 …
세종 임금의 훈민정음 창제는 우리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인문학적 업적이다. 한글날은 한자를 몰라서 자신의 뜻을 펴지 못하는 백성들을 위해서 배우고 쓰기 쉬운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3년간의 실험 과정을 거친 후 반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올해는 반포 578돌이 되는 해이다. 훈민정음의…
새로운 기종의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휴대전화를 두고 최신 모델을 구매하는 상황,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겁니다. 또 할인 기간 충동적으로 장바구니에 담았던 옷 중 상당수는 옷장 속에서 한 번도 꺼내지 않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매일 내리는 소비 선택 중 상당수…
일본어나 중국어에는 ‘띄어쓰기’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읽거나 해석할 때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불과 150년 전까지만 해도 한글 역시 띄어쓰기 없이 표기됐습니다. 한글 표기에 띄어쓰기가 처음 등장하는 건 1877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존 로스 선교사(18…
● 유래: 순자(荀子) 수신(修身)편에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요, 옳은 것을 그르다고 하고 그른 것을 옳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是是非非謂之知, 非是是非謂之愚)’라고 한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참과 거짓을 분명하게 가려내는 것이 지혜이…
특정 지역에서 전기가 필요 이상으로 생산돼 발전을 일부러 멈추거나 억제하는 ‘출력 제어’가 급증하고 있다. 날씨, 계절에 따라 생산량이 들쭉날쭉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증가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송전망을 훨씬 촘촘히 깔아 치밀하게 전력을 제어하…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을 퇴직한 공직자 중 취업 심사를 신청한 44명 전원이 ‘취업 가능’ 통보를 받고 주요 금융·공공기관, 대기업 등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는 금융 분야 경험 등이 전혀 없는데도 연봉 3억 원의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으로 임명돼 낙하산 논란이 불거진…
교육부가 6일 내년 복학을 조건으로 의대생 휴학을 허용하는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을 발표했다. 동맹 휴학은 불허하지만, 내년 복학을 약속하거나 질병 어학연수 등 개인 사유를 증빙하면 대학이 휴학을 승인하도록 했다.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과 구설이 어지러울 정도로 쏟아지고 있다. 마치 저수지 둑이 터진 것 같다. 여당 공천 개입, 주가조작 의혹, 관저 공사 특혜 등 분야도 가지가지다. 인터넷 매체 등에서는 김 여사가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올 4·10총선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
1년 전 오늘 팔레스타인 무장 정치세력 하마스가 분계 장벽을 넘어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했다. 민간인 약 1200명이 숨졌고, 약 250명이 인질로 끌려갔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해 하마스 소탕에 나섰고, 서울 면적의 60% 정도인 가자지구 대부분을 장악했다. …
《“그때 거기서 어떤 늙은 남자를 봤어. 그건 바로 나였어. 그리고 난 나한테 닥칠 일이 아직도 남았다는 걸 깨달았지. 고통과 죽음.” 8일 개막하는 연극 ‘더 드레서’(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노(老)배우인 ‘선생님(Sir)’ 역을 연기하는 송승환 씨(67·PMC프러덕션 예술총감독)…
7월 말 취재차 만난 한 중국 공무원이 대뜸 “한국이 나라 이름을 바꾸냐”고 물었다. 처음 듣는 말이라고 답하고 헤어진 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 검색창을 열었다. 한국 언론이나 소셜미디어에는 어떤 관련 보도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중국 소셜미디어엔 ‘한국이 국호를 한국(韓國)…
국내 대학도, 기업도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이 없어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한국 과학계를 대표하는 KAIST가 보유한 엔비디아의 고성능 AI칩 ‘H100’은 0개. 기업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국내 기업 1400여 곳이 …
‘궤변 전람회.’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감사 내용을 놓고 대한축구협회가 반박한 내용들을 보며 떠올린 표현이다.문체부 감사 결과를 요약하면 위르겐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협회는 모두 규정과 절차를 위반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는 협회가 감독…
‘엄마야∼.’ 엉금엉금 기어가는 거북이가 무섭다며 엄마 뒤로 숨으면서도 신기한지 뚫어져라 쳐다보네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프랑스 남동부 오베르뉴론알프 레지옹의 중심 도시로 파리, 마르세유에 이은 프랑스 제3의 도시 리옹은 파리를 뛰어넘는 맛의 도시로 식도락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리옹이 이런 지위를 획득한 것에는 지리적으로 중앙에 위치하여 남북을 이어주는 물류의 중추이며 두 개의 강이 흐르고 있는…
《1943년 12월 2일 오후 7시 반, 폭격기 편대가 바리 상공을 뒤덮었다. 볼프람 폰리히트호펜이 지휘하는 독일 2항공군 소속의 융커88 105대였다. 볼프람은 제1차 세계대전 때 80대를 격추한 독일 공군 에이스, 일명 “붉은 남작” 만프레트 폰 리히트호펜의 친척 동생이었다. 만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