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우경임]A고교 사태의 ‘공범’
‘우리 딸은 당신 딸의 들러리가 아니다.’ 30일 서울 강남 A고교 정문에 성난 엄마들이 벽보를 붙였다. 이 학교 교무부장이 나란히 문·이과 1등을 차지한 쌍둥이 딸이 볼 시험지와 정답을 사전 검토했다는 감사 결과가 발표되자 집결한 것이다. 엄마들은 혹시 딸의 수업에 방해될까 구호를 …
-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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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은 당신 딸의 들러리가 아니다.’ 30일 서울 강남 A고교 정문에 성난 엄마들이 벽보를 붙였다. 이 학교 교무부장이 나란히 문·이과 1등을 차지한 쌍둥이 딸이 볼 시험지와 정답을 사전 검토했다는 감사 결과가 발표되자 집결한 것이다. 엄마들은 혹시 딸의 수업에 방해될까 구호를 …
1861년 미국 남북전쟁 때 의사였던 리처드 개틀링은 고향인 인디애나를 지나는 수많은 부상병들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병사 한 명이 100명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병력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에 그는 총신 6개짜리 기계를 만들었다. 최초의 기관총인 ‘개틀링 건’은 전쟁사의 ‘게임…
26세 아빠도, 73세 아빠도 있었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아빠들의 신상을 폭로하는 사이트 ‘Bad Fathers(나쁜 아빠들)’. 지난달부터 양육비 지급 판결에도 이를 외면한 나쁜 아빠 16명의 개인정보를 사진과 함께 공개하고 있다. 양육비 지급을 약속하면 명단에서 이름을 빼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스스로를 ‘소셜 디자이너’라고 부른다. 아이디어를 무기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의 많은 아이디어는 참여연대,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 등의 설립과 활동으로 이어졌다. 시장이 된 이후에도 그는 틈틈이 수첩에 쓴 아이디어를 회의 때 거론하며 정책화를 주문했…
1967년 10월 26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미 해군 전투기 한 대가 격추된다. 양팔과 다리 하나가 부러진 채 호수로 추락한 조종사를 적군들이 끌어내 마구 때렸다. 그는 이후 학대와 고문으로 점철된 5년의 포로생활을 견뎌낸 끝에 석방됐지만 단 한 번도 자기 머리를 제 손으로 빗지 못…
“이 순간은 우리 모두의 아들입니다. 여기 우리 아들도 뛰지 않습니까.”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 한국이 이탈리아에 역전승을 거둔 직후 중계방송 해설을 하던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결국 아들 차두리에 대해 참았던 애정을 드러낸 장면은 유명하다.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미 공군의 F-22 스텔스전투기가 비행 중 갑자기 폭발한다. 내부에 설치된 중국제 마이크로칩이 이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중국 해커의 기습으로 첩보위성과 주요 국방안보 전산망이 마비된다. 최첨단 드론과 로봇무기로 무장한 중국군이 하와이를 점령하고….’ 2016년에 나온 소설 ‘유령함…
지난해 말 이사를 하려고 이삿짐센터 몇 곳에 견적을 내달라고 했다. 한 업체가 다른 데보다 20만 원가량 더 책정했기에 이유를 물었다. 50대 업체 대표는 “저희는 일하는 사람이 다 한국인이어서 말이 잘 통한다. 짐을 옮기다 실수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
18일 개막된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는 ‘펜칵실랏’이라는 무술 종목에 금메달이 16개나 걸려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인기 있는 스포츠지만 당초 예정대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대회가 열렸다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을지 알 수 없다. 베트남은 2012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지난주 검찰 수사로 밝혀진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의 민간기업 재취업 행태를 보면 ‘공정’이란 단어가 민망할 정도다. ‘1년 차 연봉 1억9000만 원, 2년 차 2억9000만 원, 3년 차 2억4000만 원, 업무추진비 500만 원’식으로 3년 치 연봉을 스스로 정하거나 골프회원권에 비…
인터넷방송 세상에서 인터넷BJ이자 유튜브크리에이터 A 씨는 신화적 존재다. 곰팡이 핀 손바닥만 한 옥탑방에서 시작해 4억 원대 슈퍼카 구매 영상을 남길 정도로 성공했다. 최근 그가 유튜브 구독자를 끌어모으려고 300만 원짜리 컴퓨터를 경품으로 내걸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경품 당첨…
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을 때 끝장을 본다는 의미로 이판사판이라고 한다. 본래 불교에서 이판, 이판승(理判僧)은 수행을 위주로 하는 승려, 사판과 사판승(事判僧)은 절의 재정과 관리 등을 담당하는 이들을 가리켰다. 의미가 달라진 것에 대한 추측은 여럿 있지만 정설은 없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은 ‘비운의 황태자’로 불렸다. 어머니 성혜림은 김정일과 만날 당시 이미 월북작가 리기영의 아들과 결혼한 상태였다. 김정남은 이 ‘잘못된 만남’으로 1971년 태어났다. 9세에 북한을 떠나 일생 동안 해외를 전전했다. 북한으로 돌…
‘남자들은 각처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만세를 부르는데… 무지몽매하고 신체가 허약한 여자의 일단(一團)이나 같은 국민, 같은 양심의 소유자이므로 주저함 없이… 동포여, 빨리 분기하자.’ 1919년 3·1독립선언서보다 한 달 앞서 썼다는 대한독립여자선언서다. 중국 서간도에서 활동하던 애국부…
‘35년래의 폭염이 밀어닥친 7월의 마지막 주말,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전국은 온통 용광로처럼 들끓어 올랐다.’ 기록적 폭염이 이어진 올해 여름의 얘기가 아니다. 1977년 8월 1일자 동아일보 기사다. ▷1940∼80년대 날씨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혹한’이었다. ‘동장군’이…
유럽에서 터키계 이민자는 중동·북아프리카 출신의 이슬람권 이민자 중에서 비교적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내가 아는 프랑스인은 터키인을 같은 백인인 러시아인보다 더 친밀하게 느낀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독재로 터키의 이미지가 악화되고 있다. …
중국이 산아제한을 위해 실시한 한 자녀 정책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다. 이해 부부 중 한 명이 독자(獨子)일 경우 부부가 자녀를 둘까지 낳을 수 있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듬해 중국 사회과학원이 나라가 출산율 함정에 빠지기 직전이라고 경고하자 중국 정부는 2016년부터 조…
‘1번 강○○ 군’ ‘51번 김○○ 양’처럼 출석번호를 남학생부터 매기는 것은 성차별이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9일 판단 내렸다. 올 초 서울 A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엄마가 “출석번호가 여학생을 차별한다”고 이의를 제기한 결과다. 인권위는 “남학생에게 앞번호, 여학생에게 뒷번호를 부…
“저무는 해가 마지막 노을을 걷어 가면 외래는 깜깜하게 어두워졌고 중증외상환자가 밀물같이 응급실로 모여들었다. … 의사는 힘들고 환자는 죽어나가는 상황이 가득했으나 나에게는 피곤함만 있고 인력은 없었다.”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가 쓴 A4용지 101장 분량 비망록의 한 대목이다. 작…
자동차 운전자의 조수는 낮에는 붉은 깃발을, 밤에는 붉은 등을 들고 전방 50m 앞에서 걸어가며 말을 끄는 마부나 행인에게 위험을 알려야 했다. 증기기관을 발명한 영국에서 1865년 만들어진 ‘붉은 깃발 법’의 내용이다. 이 법의 진짜 문제는 조수의 걸음보다 느린 자동차 최고 속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