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을은 1988년 실시된 13대 총선 이후 단 한 차례도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 민정당 민자당 한나라당으로 당명이 바뀌면서 치러진 7차례의 선거에서 ‘보수 정당의 무덤’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번 4·29 재·보궐선거에서는 국민모임 소속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로 …
우리의 정부 형태를 내각제를 가미한 대통령제라고 하는 것은 국무총리 때문이다. 대통령제에서 대통령 외에 내각 통할권을 가진 총리를 두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 그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제헌국회는 원래 내각제 헌법을 준비했다. 그러나 초대 국회의장으로 미국식 대통령제를 선호하던…
“만일 높고 단단한 벽과 그에 부딪치는 달걀이 있다고 한다면, 나는 언제나 달걀의 편에 설 것이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2009년 이스라엘 최고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의 수상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벽’과 ‘알’에 비유했다. 그는 예루살렘에 와서 상을 받으면서도 입…
‘성완종 게이트’ 불똥이 정치권을 넘어 언론계로 튀었다. 종합편성채널 JTBC의 손석희 앵커가 그제 ‘뉴스룸’ 2부에서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육성 녹음파일을 공개한 게 발단이다.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육성의 출처는 고인이 자살하기 전에 경향신문 기자와 가졌던 인터뷰의 녹음파일이다…
2013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 방문이었던 미국 방문 기간에 ‘윤창중 성추행’ 사건이 터졌다. 한 달 뒤인 6월 중국 방문길에 오르기 직전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의 전격 공개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정국이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해외 순방 징크스’가 따르는 운명일까? …
13일 타계한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는 소설 ‘양철북’으로 20세기의 마지막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1970년대부터 단골 후보로 거론되다 1999년 72세에 월계관을 썼다. 그의 첫 작품인 ‘양철북’(1959년)은 영화로 만들어져 1979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 지금…
빌과 힐러리 클린턴 부부가 자동차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소에 들렀다. 놀랍게도 주유소 사장이 힐러리의 옛 애인이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당신 결혼 잘한 줄 알아. 날 만나 영부인이 되었잖아”라고 말했다. 힐러리가 대꾸했다. “내가 저 사람(주유소 사장)과 결혼했다면 저이가 …
미국 영화배우 미아 패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아름답다. 그는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벌어지는 분쟁의 참상을 전하며 난민에게 도움을 주느라 바쁘다. 수단 콩고민주공화국 등에 달려가 난민을 돕고 위로하기도 한다. 지난주에는 이슬람국가(IS)와 시리아정부군의 전투에 휘말려 고통을…
‘대기업 고시’로 불리는 삼성과 현대차의 인적성검사가 이번 주말 전국에서 실시된다. 12일의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SSAT)에는 9만 명, 11일 치르는 현대차그룹의 인적성검사(HMAT)에는 2만 명이 참여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역사와 인문학에 대한 이해가 취업준비생들의 운명을…
‘임나일본부설’은 4∼6세기 왜(倭)가 한반도 남부 임나(금관가야)에 통치기구를 설치해 다스렸다는 학설이다. 8세기 일본 역사서 ‘일본서기’에 따르면 진구황후가 369년 임나를 점령해 실질적 통치를 하다가 562년 신라에 의해 멸망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한반도 강제병합을 앞두고 경성제…
‘보다 빠르게, 보다 값싸게, 보다 튼튼하게.’ 1968년 2월 1일 첫 삽을 떠서 1970년 7월 7일 개통된 경부고속도로의 건설 당시 3대 구호였다. 한 해 정부 예산이 1600억 원이었던 시절 총 건설비만 400억 원으로 추정되는 고속도로를 만드는 계획은 시작부터 야당의 격렬한 …
서울 은평구 충암고에서 급식비를 안 낸 학생들에게 공개 망신을 준 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교감이 2일 점심시간에 배식을 받으려고 줄 선 학생들에게 “넌 1학년 때부터 몇백만 원을 안 냈어. 밥 먹지 마라” “꺼져라. 너 때문에 다른 아이들이 피해 본다” 같은 폭언을 했다…
맹지(盲地)는 말 그대로 눈먼 땅, 도로와 접하지 않아 이용가치가 떨어지는 땅이다. 길과 연결되지 않으니 집과 건물을 지을 수도 없다. 그래서 보통 주변 땅값의 반에 반도 안 되는 값에 시세가 형성된다. 이런 맹지를 번듯한 도로가 지나는 비싼 땅으로 만드는 신통한 도술을 부리는 사람들…
발단은 집안 어딘가에서 나온 우체국 통장이었다. ‘고객번호 ○○○○○○-□□□□□□□. 신규개설일 1999년 △월 △일. 잔액 10원.’ 이상하다, 한 번도 이용한 적 없는 통장인데, 달랑 10원짜리 동전 하나 들고 통장을 만들었을 리도 없는데…. 지인의 부탁이었던가? 오래전 일이라 …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직계 사단이었던 동교동계는 새정치민주연합의 2·8전당대회에서 당권·대권 분리론을 내세운 박지원 의원을 도왔다. 이희호 여사까지 나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박 의원은 권리당원과 일반당원의 표심에선 이겼지만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
지난 2000년간 가장 큰 화산 폭발이 10세기 백두산 대폭발이었다. 단 한 번의 분화로 한반도 전체를 5c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화산재를 쏟아냈다. 마그마의 양이 폼페이를 무너뜨린 베수비오 화산 폭발(서기 79년) 때의 50배나 됐다. 폭발 당시 25km 상공까지 화산재가 뿜어 올…
아버지를 꼭 껴안고 뜨거운 눈물을 쏟는 아들의 모습이 짠했다. 오른손엔 아버지가 건넨 꽃다발을 든 채 왼손으로 아버지를 감싸고 하염없이 울먹였다. 평생 그를 따라다닌 ‘차범근의 아들’이라는 꼬리표. 축구 선수로서 꼭 넘고 싶었지만 끝내 넘지 못한 벽 같은 아버지를 국가대표에서 물러나며…
옛 문헌에서 횡설수설이라는 말은 고려시대 문인 이색이 정몽주를 평가한 글에 처음 나온다. 이색은 ‘정몽주는 횡(橫·가로)으로 말하나, 수(竪·세로)로 말하나 항상 이치에 맞았다(橫說竪說無非當理·횡설수설무비당리)’고 썼다. 성리학에서 횡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뜻하고, 수는 과거로부…
박근혜 대통령이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의 장례식에 참석해 조문록에 영어로 기록을 남겼다. 머릿속에 정리해 두었던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 TV로 보면 일단 즉석에서 쓰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세 문장을 썼는데 ‘한국 국민들은 (리 전 총리의 죽음에 대한) 모든 싱가포르 국민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