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하태원]푸틴의 컴백
미국에는 연속 두 번 재임한 대통령은 많지만 공백기를 거쳐 두 번 대통령을 지낸 사람은 스티븐 그로버 클리블랜드(1837∼1908)가 유일하다. 그는 1888년 선거에서 총 득표는 이기고 선거인단 수에서 뒤져 재선에 실패했다. 그의 부인은 1889년 백악관을 떠날 때 직원들에게 “백악…
- 2011-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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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연속 두 번 재임한 대통령은 많지만 공백기를 거쳐 두 번 대통령을 지낸 사람은 스티븐 그로버 클리블랜드(1837∼1908)가 유일하다. 그는 1888년 선거에서 총 득표는 이기고 선거인단 수에서 뒤져 재선에 실패했다. 그의 부인은 1889년 백악관을 떠날 때 직원들에게 “백악…
1986년 말 논산훈련소 식당. 멀건 된장국에 밥을 말아 몇 숟가락 뜨기가 무섭게 조교들이 “동작 봐라” 하면서 뒤통수를 후려쳤다. 2개월 후 카투사 교육을 받으러 간 평택 미군 부대. 사병 식당에 들어서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쾌적한 ‘레스토랑’에서 군인들이 두툼…
반도체도 자동차처럼 유행을 탄다. 1970년대 메모리 반도체 D램 시장은 인텔 등 미국 기업이 압도했다. 대형컴퓨터의 등장으로 고성능 D램이 필요해진 1980년대에는 일본 기업들이 득세했다. 개인용 컴퓨터(PC) 시대인 1990년대에는 고성능 D램은 낭비일 뿐이고 작고 값싼 반도체가 …
유럽이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등장한 것은 ‘대항해(大航海) 시대’인 15∼16세기 이후였다. 그전까지는 중국과 이슬람권이 생산력, 생활수준, 교역량에서 유럽을 압도했다. 자본주의 발전과 신대륙 진출, 산업혁명은 이런 추세를 역전시켰다. 대항해 시대를 주도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이어 네덜…
19일 국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이스털린의 역설을 들어봤냐”고 물었다. 박 장관이 “처음 듣는다”고 하자 손 대표가 교수 출신답게 “일정 수준의 경제 성장을 넘어서면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은 정체된다는 것”이라고 강의하듯 설명했다…
1차 북한 핵 위기가 한창이던 1994년 서울을 방문한 존 치프먼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소장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에게 “이미 핵무기를 가진 나라가 많은데 왜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면 안 되는가”라고 물은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당시만 …
올해 광복절 임진각에서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9번 합창 교향곡이 울려 퍼졌다. 이 오케스트라는 유대인 지휘자 바렌보임과 ‘오리엔탈리즘’의 저자인 팔레스타인 학자 에드워드 사이드가 1999년 문명 간 공존과 평화를 호소하기 위해 만든 관현악단이…
2007년 3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장관급회담 공동 취재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기자는 회담장이던 고려호텔에서 뜻밖의 경험을 했다. 새벽까지 이어지던 회담을 취재하던 중 야식으로 즉석 라면을 끓여 먹으려는데 뜨거운 물이 떨어진 것을 알았다. 1분이 지났을까. 주문도 하지 않았는데…
‘인사 실패’의 전과가 많은 이명박 정부에서 그나마 참신했던 인사로 2008년 보건복지가족부 전재희 장관과 이봉화 차관 인사를 꼽고 싶다. 비(非)여성업무 부처에서 처음으로 여성이 장차관에 임명된 사건은 성(性)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은 유쾌하고 창의적인 인사였다. 이 차관이 ‘쌀 직…
계속 늘어만 가던 사교육비 지출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올해 2분기(4∼6월) 학원·보습 교육비는 가구당 평균 17만5400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줄어든 액수다. 올해 2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0년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20조8000억 …
계속 늘어만 가던 사교육비 지출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올해 2분기(4∼6월) 학원·보습 교육비는 가구당 평균 17만5400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줄어든 액수다. 올해 2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0년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20조8000억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한명숙 당시 국무총리에게 “여성 대통령이 나올 때 됐다”며 대선 출마를 적극 권유했다. 여성 후보를 내세워 기존의 대선 구도를 뒤흔들어야 승산이 있다는 특유의 정치적 ‘감(感)’이 발동했다. 한 씨를 첫 ‘여성총리’로 발탁한 것도 대선까지 내다본 포석이…
정치인들의 말은 애매해서 풀이하기 어렵거나 엇갈리는 해석을 낳을 때가 적지 않다. 1961년 5월 16일 아침 쿠데타군이 청와대에 몰려와 면담을 요청하자 윤보선 대통령은 “올 것이 왔다”고 했는데, 이 역사적인 발언에 대해서도 해석이 크게 엇갈렸다. 쿠데타 세력과 윤보선 비판 세력은 …
한국에서는 아르바이트를 줄여서 ‘알바’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바이토’라고 한다. 그냥 일을 뜻하는 독일어 아르바이트를 시간제 노동이란 의미로 사용한 것은 일본인들이고 그 말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다. 아르바이트에도 최저임금제가 적용된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4320원, 일급 8시간 …
어제 끝난 국회의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이념적 성향이 쟁점이 됐다. 헌법재판도 아닌, 후보자의 과거 대법관 시절 판결을 놓고 이념적 성향을 따지는 것이 다소 무리이긴 하지만 대법원장이 전국 법관 2500여명의 인사 및 보직권과 대법관 전원에 대한 제청권을 지…
미국인에게 가장 무서운 정부기관은 연방수사국(FBI)이나 검찰이 아니라 국세청(IRS)이다. ‘미스터 클린’으로 불리던 검찰총장 출신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지사를 2008년 성매매 파문으로 사임시킨 것도 IRS였다. 금융기관의 수상한 자금거래를 추적하던 IRS에 스피처 주지사가 딱 걸려…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박근혜와 정몽준은 경기도지사인 김문수와 더불어 당내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꼽힌다. 박근혜는 1952년생, 정몽준은 1951년생으로 한 살 차이지만 서울 장충초교 20회 동창이고 대학도 같은 70학번이다. 박근혜는 대통령의 딸, 정몽준은 재벌의 아들이다. 어찌 보면…
대가성 입증이 중요한 범죄가 있다. 뇌물수수죄가 대표적이다. 전국청원경찰협의회(청목회)로부터 쪼개기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들에게 법원이 조만간 판결을 내릴 예정인데 이들이 받은 돈이 입법로비에 대한 대가인지, 진짜 정치후원금인지가 판결의 관건이다. 지난해 ‘스폰서 검사’ 수사에서 건설…
포스트모더니즘 사상을 이끈 프랑스 사회철학자 장 보드리야르(1929∼2007)는 현대인의 상품 소비를 ‘사회의 계급질서와 상징적 체계’라고 규정했다. 상품의 기능보다는 상품이 상징하는 권위를 구매함으로써 사회적 차별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소비자학)는 한국인의 사치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