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봉투’는 정찰제? 2008년, 2023년 모두 ‘000만원’[중립기어 라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8일 19시 29분




18일 동아일보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시사 라이브 <중립기어> 2부에서는 파장이 커지는 ‘2021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시작과 전개, 앞으로 수사 전망까지 종합적으로 짚었습니다. 또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정치자금법 위반과 알선수재 혐의 등에 깊이 관여돼 있는 사업가 박 씨는 어떤 사람인지, DJ까지 올라가는 그의 히스토리는 물론 이번 ‘돈봉투 의혹’과 ‘2008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파동’의 닮은 점과 차이점을 정리해봤습니다. 동아일보 사회 담당 정원수 부국장은 “검찰 수사로 복원할 수 있는 진실은 100%가 아니다”라며 노자 도덕경 ‘천망회회 소이불실’을 언급했습니다. 사업가 박 씨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도 수사가 과거에 제대로 매듭지어지지 못해 결국 다른 곳에서 또 터져버린 현 상황을 비춰 말한 겁니다.

신문 지면에 담기지 못한 흥미로운 수사 뒷 이야기와 기사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자세한 내용을 동아일보 유튜브(www.youtube.com/live/QW2E35AszoE?feature=share)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다음은 주요 방송 내용입니다.

● 구형보다 무거운 1심 판결…이정근의 ‘검찰 협조’ 때문?


▷장하얀 기자
이번 의혹의 중심에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있습니다. 사업가 박 씨로부터 각종 청탁의 대가로 10억 원대 금품을 받아서 정치자금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가 돼서 지난 12일에 1심 선고를 받았는데요.징역 4년 6개월의 9억8000여만 원의 추징과 이 전 부총장이 받은 명품 가방 등을 몰수하라는 명령을 법원이 내린 겁니다. 사실 저도 선거 법정에 들어가 있었다고 아까 말씀을 드렸는데요. 검찰 구형이 3년이었어요. 그런데 1심 재판부가 4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검찰 구형보다 더 많은 형량을 선고한 건데요. 보통은 검찰이 구형을 세게 때리면 법원이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구형보다 낮게 양형을 하는데 이번 1심은 이례적인 경우가 아닌가요?

▶정원수 부국장
저도 법조 취재를 오랫동안 했지만 이런 경우는 진짜 케이스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입니다. 제가 아는 경우가 이를 테면 어음 사기, 상당히 죄질이 안 좋은 어음 사기 같은 경우, 그 다음에 강제추행 같은 경우. 그런 경우는 검사가 처음에 구형했던 것보다 판사가 ‘죄질이 너무 나쁘니까 이거는, 아 형량이 너무 적다,’ 그래가지고 형량을 높여서 선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부패 사건은 통상적으로 검사는 대부분의 부패 사건은 단죄해야 된다 이래서 좀 약간 기소를 폭넓게 합니다. 예를 들면 10개 정도 하면 판사가 그 중에서 엄밀하게 증거 관계를 따져서 엄밀하게 증거 관계가 인정되는 것만 유죄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검사의 그 형량보다 판사의 선고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부패 사건에서 이렇게 검사 구형량보다 판사가 선고량을 더 세게 때리는 경우가 있느냐. 거의 없습니다. 제가 케이스를 좀 찾아봤는데 유일하게 찾은 거 하나가 예전에 한수원 부장이 유죄를 선고받은 사건이 있는데 UAE 원전 납품, 납품 비리에 연루돼서 한수원 부장한테 검사가 8년을 구형을 했는데 판사가 15년을 선고한 게 있더라고요. 그것도 거의 두 배를 선고를 했죠. 그 정도로 부패 사건 중에서 판사가 봤을 때 아 이거는 좀 용서하기 어렵다, 이거는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이런 경우만 예외적으로 이렇게 높입니다.

▷장하얀 기자
구독자 분께서 ‘검찰 구형보다 판결이 높게 나온 게 검찰에 협조한 영향 아닐까요. 영화에서처럼요’ 라고 해주셨어요. 근데 이런 얘기도 돌기는 했었거든요.

▶정원수 부국장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서 구형을 했다고 해서 봐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법관이 검사가 5년을 구형했다. 3년을 구형했다고 검사의 구형량이 판사의 판단에 구속이 되느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판사는 원점에서 판단을 하기 때문에 일부 그랬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따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리겠지만 검사가 구형량을 일부러 낮춰줬을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걸 검사가 봐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판사는 검사의 구형량에 전혀 구속받지 않습니다. 이번 같은 경우도 검사가 3년 했지만 4.5년을 그대로 선고하기 때문에 그런 걸 보면 검사가 봐준다고 그게 최종적인 처분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보기는 좀 어려운 면도 있다고 분명히 생각합니다.

● ‘통화 녹취왕’ VS ‘대화 녹취왕’…드라마같은 녹취파일 압수수색
▷장하얀 기자
사실 이런 선고를 내린 배경에는 녹취 파일도 큰 몫을 했다고 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설명 좀 부탁드려요.

▶정원수 부국장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판결문을 보면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이게 상당히 구체적인데 ‘몇 년 몇 월 며칠 오전 11시 예를 들면 40분부터 뭐 48 분간 다음과 같은 통화를 하였다’ 라고 하고 통화한 내역이 쫙 나옵니다. 그런 유형이 하나가 있고요. 또 다른 유형이 하나 있습니다. ‘몇 년 몇월 며칠 오후 2시 몇 분에 국회 앞 어디 카페에서 만나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눴다’ 라고 해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워딩이 그대로 나옵니다. 첫 번째 유형이 뭐냐 하면 이게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한 건데 이 전 부총장의 특징이 전화를 자동 녹음을 한다고 합니다. 모든 통화를 자동 녹음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검찰이 파악하기로는 2016년부터 구속이 작년 9월에 됐으니까요. 구속되기 직전까지 모든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녹음했다고 합니다. 자동 녹음 기능으로 녹음했고.

▷장하얀 기자
양이 방대할 것 같은데요.

▶정원수 부국장
휴대전화가 보관할 수 있는 용량이 있으니까 그 용량이 넘치면 아마 그 외장하드로 옮겨서 보관해 놓고 삭제를 하고 다시 녹음을 하고 옮겨서 보관해 놓고 삭제하고 이런 식으로 반복을 한 것 같습니다. 그게 한 6년치, 7년치 정도 된 걸로 알고 있고요. 그게 이제 유형 1의 녹취 파일입니다.

▷장하얀 기자
유형 2도 있죠?

▶정원수 부국장
유형2가 이제 어디에서 만나서 카페에서 예를 들면 어디 특정 상호도 나옵니다. 어디 어디 카페에서만나서 다음과 같이 대화하였다, 이게 유형 2인데요. 누가 한거냐 이정근 전 부총장이 한 게 아닙니다. 사업가 박모 씨가 한 겁니다. 금품을 제공한 박 씨가 한 건데 이 분의 특징은 제가 듣기로는 휴대전화를 항상 한 두 대 정도 갖고 다닌답니다. 그래서 이렇게 상대방과 대화를 하니까 제 휴대전화 한 대를 이렇게 놓고 우리 휴대전화 끄고 합시다, 라고 한답니다. 그라고 휴대전화를 끈답니다. 그리고 다른 휴대전화 하나를 이렇게 숨겨서 그 휴대전화로는 녹취를. 이분은 그러니까 만나는 사람의 거의 모든 대화를 녹취를 합니다. 이정근 사무부총장의 녹취 파일과 이 사업가 박 씨의 녹취 파일 이 두 개를 합치면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복원 되는 겁니다. 통화 내용 중에는 기존에 나눴던 대화를 전제로 하는 내용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실제로 만나서 대화할 때는 그걸 좀 더 구체화합니다. 지난번에 이런 것 때문에 이런 거 아니냐,라고 하는데 제가 다른 기사를 좀 찾아보니까 사업가 박 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자기가 일부러 만나서 하는 대화 중에 이런 내용을 물어서 그걸 녹취를 해놨다, 라고 합니다.

▷장하얀 기자
그렇다면 녹취왕과 녹취왕이 만난 거네요.

▶정원수 부국장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밌는 건 이정근 사무부총장이 남긴 녹취 파일이 아까 2016년부터 구속되기 전까지 그러니까 6년, 7년치 녹취 파일입니다. 그 녹취 파일의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그 파일을 검찰이 쭉 분류하다 보니까 녹취 파일이 3만 개라고 합니다. 그 3만 개를 검찰이 일일이 푸는 데도 시간이 엄청 걸릴 거예요. 한 달 지나면 한 몇천 개 풀었다고 합니다. 다 풀어야 되는 거죠. 시간대별로. 그리고 통화 녹취 파일이 2분 3분 통화하고 끊어지니까 맥락을 또 파악을 해야 하잖아요. 이게 무슨 맥락에서 나눈 대화인지를 다 파악을 해야 되니까. 그것도 힘들고. 또 최근에 이정근 사무부총장의 변호사가 변호인을 방어 법정에서 방어를 하기 위해서 증거를 이렇게 복사를 합니다. 기록 같으면 조서 같으면 복사를 하고 그 다음에 파일도 복사를 합니다. 복사를 했는데 USB 한 개로 복사가 안 됐답니다. 그래서 USB 3개로 복사를 했는데. 변호인도 녹취 파일이 USB 1에 들어 있는지 USB 2에 들어있는지, 3에 들어있는지 찾는데 한참 걸리는 거죠. 그러니까 서면이나 준비서면 같은 걸 작성해야 하는데 변호사도 파일 찾느라, 그거 다 전부 다 들어볼 수도 없지 않습니까. 그걸 찾느라고 엄청 고생을 했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장하얀 기자

그런데 이게 녹취 파일이 굉장히 양이 많다고 하셨잖아요. 그 다음에 이게 다 차면 지워서 외장 하드에 넣고 다른 데 보관하고,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검찰이 이걸 어떻게 확보한 건가요. 한 군데에 모아둔 건 아닐 것 같아요.

▶정원수 부국장
사실은 압수수색의 과정 이 과정이 상당히 좀 드라마틱합니다. 정말 드라마에서 누가 시나리오를 이렇게 써도 상당히 좀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드라마틱한 과정이 있는데 첫 번째 압수수색을 했습니다. 압수수색을 했는데 이정근이 현재 사는 집이 있습니다. 이정근 사무총장이 그 집에 갔는데 최신 휴대전화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검찰이 압수했는데 최신 휴대전화밖에 없네 최근에 바꾼 것밖에 없는 겁니다. 그런데 이 전 부총장이 뭐라고 했냐면, 압수수색을 한 날이 8월 초인데 당시에 서울에 폭우가 왔습니다. 폭우가 와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 그래서 최근에 폰을 새로 바꿔서 옛날 폰은 없다. 검찰도 사실은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죠. 예전에 폰을 어디에 보관했는지 알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한 두 달 뒤에 검찰이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휴대전화를 숨긴 은신처를 확보를 합니다. 그게 어디냐 하면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어머니의 집입니다. 어머니의 집을 두 달 뒤에 다시 압수수색 가지고 거기에서 옛날 폰을, 지금 이 판결문에 적혀 있는 알선수재와 정치자금을 받았던 그 해에 대화했던 내용 어떻게 보면 7년치 내용이 다 나온 것 같습니다. 휴대전화와 외장하드와 이런 걸 왕창 압수수색을 합니다. 그걸 가지고 수사 단서를 풀었습니다. 근데 여기서 궁금한 건 그러면 거기에 숨겼다는 걸 도대체 어떻게 알았을까요.


▷장하얀 기자
어떻게 알았나요?

▶정원수 부국장
저도 좀 놀랐는데 이게 사실 다른 사람이 알기 어렵잖아요. 놀랐던 게 뭐냐 하면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주변에다 자랑을 했다. 내가 이렇게 해가지고 휴대전화를 숨겨놨다, 다 압수를 안 당했다고 자랑을 했는데 그걸 들은 누군가가 검찰에 제보를 해서 검찰이 압수수색 했다고 들었고요. 그 다음에 어머니 집을 갔어요. 어머니 집을 갔는데 어머니 집을 전부 다 뒤질 수도 없지 않습니까, 어머니 집에 갔는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되는 천장 쪽에 휴대전화가 놓여 있었다고 합니다.

▷장하얀 기자
그렇게 디테일하게 제보가 들어간 거군요.

▶정원수 부국장
장소를 확인하고 가서 확보한 거다, 그리고 이거는 좀 일종의 자업자득이다, 라는 걸 좀 이해하시면 이번 사건을 좀 이렇게 전반적으로 이해하는데. 검찰이 가가지고 이렇게 한 게 아니라 처음에는 검찰도 속았습니다. 검찰도 모르고 있었는데 이게 이정근의 말이 이렇게 퍼지고 퍼지고 퍼져서 검찰에 들어가서 검찰이 은신처를 확보해서 증거를 확보하고,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 다음에 이정근 사무총장을 구속 기소할 수 있었던 겁니다.

▷장하얀 기자
자승자박이네요.

▶정원수 부국장
그렇습니다. 상당히 좀 드라마틱한 거죠. 주변 사람을 믿었던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을 좀 믿고 그런데 이제 이런 것 같습니다. 검찰이 수사를 하다 보면, 검찰은 어떻게든 약한 고리를 파고듭니다. 주변 사람들을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하다 보면 그 사람 중에서 어딘가 약한 고리에 있는 사람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보면 검찰 수사를 하다 보면 이런 일은 안 생길 것 같지만 반드시 한두 번씩은 생기는 그런 아주 특이한 일이죠.

▷장하얀 기자
사업가 박 씨는 어떤 사람인가.

▶정원수 부국장
이른바 ‘진승현 게이트’에 박 씨가 등장합니다. 진 씨가 DJ정부 실세에게 금품을 준 사건인데, DJ 정부 실세와도 친했다는 얘깁니다. 신기한건 그때 당시 보수정당 실세와도 친했습니다. 그때 당시 여야와 다 친했습니다. 원래는 부동산개발이나 기업인수를 했는데, 정치권 인사와도 친분있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노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합니다. 2008년에 검찰 수사를 받는데 대출 비리였는데, 부산에서 철거사업을 하다가 그 과정에서 대출 발생시키고 권력실세에게 청탁했다는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그때 노 전 대통령의 대부로 불린 송기인 신부의 양아들이라고 주장합니다. 검찰이 박 씨가 송 신부에게 2억원을 준 의혹을 수사합니다. 제가 송 신부를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박○○을 아느냐’ ‘2억원을 받은 사실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의혹은 기소는 안됐는데, 송 신부는 돈 전달 받은 사실은 인정했고 부패 성격은 아니라고 했고, 그 때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박 씨를 만나지 말라는 전화를 했다고 해서 그 때 밀양에서 송 신부를 만나 취재하고 그 인터뷰를 기사로 썼습니다. 박 씨는 아마 그 뒤에 다른 사건으로 또 수사를 받고, 출소한 다음 2019년에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압니다.

● 2008 한나라당 VS 2021 민주당… 봉투 속 금액은 똑같다?

▷장하얀 기자
구독자 분께서 ‘언뜻 한나라당 돈 봉투 파동과 비슷해 보이는데 아직 수사 단계이니 비슷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봐 주셨는데 저희가 이제 얘기할 부분이 바로 이거잖아요. ‘전당대회’와 ‘돈 봉투’ 이 두 단어의 조합이 낯설지 않다는 분들 꽤 계십니다.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때문인데요. 검찰의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도 2008년 사건 이후 15년 만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사건과 비교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좀 차이점과 비슷한 점이 있을까요.

▶정원수 부국장
제가 그때도 이렇게 쭉 그때 상황을 좀 리뷰를 해보면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때 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도 한나라당이 의석수가 170석, 아주 한나라당이 거대 여당일 때 발생했습니다. 이번에 민주당 돈봉투 사건도 민주당이…

▷장하얀 기자
거대 야당.

▶정원수 부국장
그때는 거대 여당이었죠. 민주당이 거대 여당이었을 때 전당대회였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뭔가 풍족했던 시절, 여의도에서 그렇게 표현합니다. 풍족했던 시절에 벌어졌던 일이다. 공통점인 것 같고. 그 다음에 이게 전당대회 직후에 뭔가 폭로가 안 됐습니다. 그 한나라당 그 봉투 사건도 2008년 전당대회였는데 폭로는 2011년에 됐습니다. 3년 뒤에 수사가 진행이 됐습니다. 이번에도 2021년 전당대회이고 실제로 수사는 2년 뒤에 시작이 됐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 폭로가 안 되고 타임 지체 현상이 좀 있다,라는 게 좀 공통된 것 같고. 또 하나 재밌는 거는 봉투 안에 들어간 돈이 같습니다. 300만 원. 금액이 같습니다. 저는 이게 좀 신기한데 어떻게 의원들한테 넣는 돈이 300만 원으로 뭔가 정가제 같잖아요.

▷장하얀 기자
뭔가 암묵적인 룰 같은 게 있는 게 아닐까요?

▶정원수 부국장
말씀하신 것처럼 뭔가 아는 사람만 아는 뭔가 음성적인 돈 봉투 전달 관행이 있었던 거 아닌가라는 강한 의심이 듭니다.

▷장하얀 기자
구독자 분께서 ‘물가 상승분은 반영이 안 됐네요’ 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정원수 부국장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 근데 의원들한테는 300만 원. 나머지 선거운동원 이런 분들한테는 50만 원. 그러니까 뭔가 정가가 정해져 있는 것 같은데, 그 정가가 안 바뀌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사팀 입장에서는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왜 300만 원만 넣었는가 500만 원이 아니고 왜 300인가 왜 100만 원이 아닌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뭔가 300만 원이 매수에 뭔가 그런 거 아닌가라는 의심이 강하게 드는데 이거는 사실 저도 그 전달 과정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는 위치이긴 합니다.

● 회고록 내고 ‘악몽’서 벗어난 이인규 전 중수부장
▷장하얀 기자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회고록이 논란이 됐었는데 부국장께서 그 이슈 저희와 함께 짚어주셨었잖아요. 최근에도 이인규 전 중수부장과 통화를 하셨다고요. 회고록 논란은 지금 좀 잦아든 상태이긴 한데 통화에서 어떤 이야기를 좀 하셨나요.

▶정원수 부국장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악몽 얘기를 했는데 악몽의 구체적인 내용도 좀 들었는데 본인이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뭔가 뭐 골프를 치면 이게 티를 고정을 시키고 티샷을 시작을 해야지 골프를 칠 수 있지 않습니까. 하여튼 티를 놓으려고 하면 땅이 꺼지고, 땅이 꺼지고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그렇게 해서 앞에다 놓고 앞에다 놓으면 치려고 하면 앞에 벽이 가로막고 있고. 뭔가 출발을 못하는 그런 상황에 꿈이었다고 본인이 얘기를 하고. 이 책을 내려고 원고를 넘기고 나서 더 이상 그런 꿈을 안 꿨다라고 얘기를.

▷장하얀 기자
그럼 개인적으로 이제 악몽에서 벗어나야겠다는 목표는 이루신 거라고 봐야겠네요.

▶정원수 부국장
본인 입장에서는 이렇게 되게 마음이 무겁다고 했고요. 본인의 입장을 그냥 그대로, 저하고 통화하면서 한 얘기를 전달을 하면. 이게 통쾌하다거나 그런 게 전혀 아니고 되게 이제 마음이 무겁다, 근데 내가 해야 될 숙제는 한 것 같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회고록에 있는 부분 중에서 맨 마지막 부분이 있습니다. 그 맨 마지막 부분이 그 책의 핵심이다,라고 하는 건데. 거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개요라는 게 있습니다. 네 가지로 분류를 했더라고요. 저도 그 얘기를 듣고 책을 한번 살펴봤는데 수사 개요라고 해서 사실관계만 요약을 해놨습니다. 첫 번째가 ‘다툼 없는 사실’이라고 돼 있고요 두 번째가 ‘박연차 진술’ 세 번째가 ‘노무현 주장’ 네 번째가 ‘수사 결과’ 라고 했는데 이제 500만 달러, 140만 달러, 그 다음에 3억 원, 차용금 15억 원, 피아제 시계. 이렇게 금품을 받은 영역별로 나눠서 그걸 이렇게 아까 카테고리별로 이렇게 사실관계를 이렇게 기술을 해 놓은 게 있는데 그게 이 책의 핵심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출국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다시.

● ‘이재명 사법리스크’에서 ‘민주당 사법리스크’로
▷장하얀 기자
마무리하기 전에요. 지금 이 돈 봉투 의혹 사건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금권 선거’다 ‘기획 수사’다 여야 공방이 치열했잖아요. 지금 살짝 일단락되기는 했는데. 사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건도 있고 이 건도 같이 터져서 부담이 클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나요.

▶정원수 부국장
돈 봉투 사건도 사실 이번 달 다음 달까지 급진전될 가능성이 크고. 얼마 전에 백현동 사건 관련해서 예전에 이재명 대표의 선대본부장, 첫 성남시장 출마했을 때 선대본부장 했던 분이 구속이 됐지 않았습니까. 그 수사도 김인섭 전 본부장이 진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갑자기 이 대표 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좀 크고요. 지금 수원지검이 쌍방울 수사를 하고 마무리를 해야 되는 시점이 거의 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했을 때는 4월 말에 뭔가 액션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현재 당 대표와 그 다음에 그 직전 당 대표가 뭔가 동시에 검찰 출석을 하는 그런 악재가 민주당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하얀 기자
끝으로 정원수 부국장의 대외비, ‘정외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원수 부국장
수사를 하는 검사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수사로 복원할 수 있는 진실은 100%가 아닙니다. 그래서 검사들이 자주 하는 말이 노자 도덕경에 있는 말이라고 하는데 ‘천망회회 소이불실’ 이라고 하는데 이게 하늘 그물은 성긴 것 같지만 절대로 놓치는 게 없다, 이런 취지입니다. 이런 얘기를 자주 합니다. 그래서 아까 그 사건도 뭔가 한 번 수사가 돼서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 결국은 다른 데서 터지고 터지고 해서 이렇게 더 안 좋은 상황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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