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모습이 참혹하다. 청소년들이 보고 우리가 누리는 것들이 그냥 이뤄진 게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26일 경기 파주시 한반도생태평화종합관광센터에서 열린 정전협정 70주년 기획전시 ‘이산가족 예술 프로젝트 그리운 얼굴전(展)’에서 관람객 지경자(55)씨가 한국전쟁의 참상이 담긴 사진들을 보며 말했다.
작품 ‘아 언제나 언제나 만나리 그리운 어머니를’은 정해진 위치에서 바라보면 그리운 어머니의 모습이 퍼즐처럼 완성된다. 뒷면은 한국전쟁의 참상이 담긴 사진들로 채워졌다. 지씨는 “청소년들이 수업만 들을 게 아니라 현장학습을 통해 이런 모습을 직접 보면 느끼는 것이 많을 것 같다”라고 했다.
작품 속 주인공의 가족이 전시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고(故) 현태봉 씨의 청년 시절과 노년 시절이 담긴 ‘70년간의 대화’가 전시된 가운데 딸 현영미(56)씨가 작품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현씨는 “아버지가 이런 인터뷰를 했었고 작품으로 만들어졌다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작품을 보니 뭉클하다”라며 “이산가족인 큰아버지를 찾기 위해 공휴일마다 아버지와 함께 여의도를 방문했던 기억도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피난 다닐 때 포탄이 머리 위로 슝슝 날아다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런 모습이 그림에 담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하종구 우리의소원 상임이사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작품 속 주인공들이 올곧이 짊어지고 오셨다”라며 “이분들 덕분에 우리나라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는데 이제는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를 잊지 않고 남겨야 한다”라고 전시의 목적을 설명했다.
다음 달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1세대 이산가족의 이야기를 회화와 판화, 사진 등 참여 작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 60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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