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신당 창당을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7일 “당내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얘기가 나왔는데 그분들의 문제의식과 충정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앞서 비명(이재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이 대표 퇴진과 비대위 체제 전환을 공식 요구한 데 힘을 실은 것.
이 전 대표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연말까지) 획기적인 변화 의지를 보인다면 대화할 용의가 있지만, 미봉하고 넘어간다면 의미가 없다”며 당 변화의 조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초 신당 창당 의지에 대해 “민주당에 연말까지 시간을 준다는 뜻인데 그 말을 알아듣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획기적인 변화가 아니고 현 체제를 유지한다든가 대리인을 내세워서 사실상 현 체제를 유지하는 건 별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가 사퇴하고 비대위가 만들어지면 신당 추진 움직임이 멈추냐”는 질문엔 “민주당이 획기적인 변화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이 전 대표의 창당을 반대하는 취지의 서명에 민주당 의원 100여명이 참여하는 등 당내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강득구·강준현·이소영 의원은 15일부터 ‘이 전 대표 신당 추진 중단 호소문’이란 제목의 글에 당 의원들의 연서명을 받고 있다. 17일 저녁 기준 1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세 의원은 호소문에서 “분열은 필패”라며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막기 위한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에서 함께 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태도가 잘못됐다. 그 정도면 저와 무슨 대화를 한다든가, 물어본다든가 했어야 했는데 자기들끼리 하고 있는 것”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십 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날 그 길(신당 창당)은 가지 마라”며 “그 길을 가 본 경험자 선배가 드리는 충언”이라고 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전날 박성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기획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서 “제가 이 전 대표와 과거 업무를 같이 한 적도 있지만 ‘이낙연 신당’에 갈 일은 전혀 없을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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