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본토에 군사령부 설립… 러 “점령지 일부 다시 장악”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8월 16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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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각) 러시아와 국경을 이루는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 들판에 ‘쿠르스크 108㎞’라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2024.08.14. 수미=AP/뉴시스
13일(현지시각) 러시아와 국경을 이루는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 들판에 ‘쿠르스크 108㎞’라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2024.08.14. 수미=AP/뉴시스
러시아 본토를 열흘째 진격 중인 우크라이나가 15일(현지 시간) 러시아 본토에 군사령부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가 본토를 되찾으려 병력을 보내겠다고 밝히자 이에 맞서 긴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부 35km까지 진격하며 전쟁 이후 최대 규모로 침투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점령된 일부 지역을 되찾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 군사령부를 설립했으며, 이곳에서 러시아 영토에 대한 기습 침공이 계속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 군사령부에 대해 “법과 질서를 유지하고 지역 주민들의 즉각적인 필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한 영상에도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군사령부가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영토에 만들어졌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앞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러시아가 해당 지역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지원군을 보낼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본토 지역을 러시아군이 탈환하려 벼르자 방어 수위를 높이려는 취지다.

군사령부 설립과 함께 본토 진격 범위도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우크라이나 군대가 쿠르스크 지역 안쪽 35km 지점에 있으며, 82개의 정착지를 포함해 1150㎢의 영토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주장이 맞다면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가장 깊숙이 침투한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주의 수자 지역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군이 일시적으로 점령했던 쿠르스크 지역의 크루페츠 마을을 다시 장악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기 위해 쿠르스크 지역에 투입된 러시아 체첸공화국 아흐마트 특수부대의 아프티 알라우디노프 사령관은 “국경에서 약 18㎞ 떨어진 마르티노프카 마을을 되찾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 역시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쿠르스크 지역의 크루페츠 마을을 다시 장악했다고 밝혔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보안국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해병대가 쿠르스크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 부대를 제거했는데, 이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국가의 소형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번 쿠르스크 공격을 감행한 데에는 나토 등 서방 국가와의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한편 영국 소식통은 BBC에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기증한 전차가 러시아 본토 공격 당시 사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현대식 서방 전차를 제공한 국가 중 한 곳이다. 작년에 ‘챌린저2’ 전차 14대를 전달한 바 있다. 영국 외에 미국과 독일 등이 지원한 군사장비도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사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무기에 힘입어 러시아 본토에서 성과를 내자 서방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서방이 자국 영토에 대한 공격의 배후에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서방의 무기가 개입했다는 사실은 핵 공격 등 서방에 대한 위협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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