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8일.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로 불리는 한남뉴타운 마지막 퍼즐 ‘한남4구역’의 운명이 결정되는 날이다. 건설사 양대산맥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명운이 걸린 날이기도 하다.
그간 양사는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남산과 한강 조망이 가능한 특화 설계는 물론, 건설사 입장에서 위험이 따르는 책임준공까지 내걸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달 4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열린 2차 합동설명회에 현대건설은 대표, 삼성물산은 부사장이 직접 참석하며 수주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날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현대건설과 함께하는 지금부터가 한남4구역의 진정한 시작”이라며 “한남4구역을 주변이 부러워할 사업지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의 핵심 전략은 공사비 절감과 공사기간 단축이다. 현대건설은 조합에 1조4855억 원의 공사비를 책정했다. 조합 예상(1조5723억 원)보다 약 868억 원 낮은 금액이다. 이를 통해 조합원 1인당 약 7200만 원의 분담금 절감이 가능하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철거 포함 49개월, 본공사 43개월을 제안했다. 삼성물산(57개월)보다 약 8개월 빠르다.
특히 책임준공 확약과 주택·상가 미분양 시 최초 일반 분양가로 100% 대물변제를 약속했다. 현대건설은 ▲책임준공확약서 ▲사업비 대출 금리 확약서 ▲미분양시 대물변제 책임 ▲공사도급계약서 ▲대안설계비용부담 확약서 등 5대 확약서를 제출했다. 최근 정비사업에서 자금난을 이유로 중단되는 사례가 잇달아 나오면서 책임준공을 통해 조합의 불안감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공사비 인상분 314억 원 부담과 추가 공사비 증가분 650억 원 선반영 등을 조합에 제시했다. 3조 원 규모의 사업비도 자체 조달해 공공기관 보증 수수료를 아끼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또 삼성물산은 조합원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담금 납부를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유예하겠다고 강조했다.
설계 부문에서도 서로 균형을 맞춘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외관 설계에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 부대 시설 조성에 프랑스 유명 현대 미술가 그자비에 베이앙과의 협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자비에 베이앙은 프랑스 퐁피두 센터 및 베르사유 궁전, 영국 하트필드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현대 미술가로, 국내에서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더 그레이트 모빌스’로 잘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계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하는 삼성물산은 한남 뉴타운 일대 최대 규모인 약 3만9669㎡(1만2000평)로 짓고 골프, 사우나, 피트니스 등 111가지 종류의 시설을 들이겠다고 제시했다.
양사는 지난달 24일 한남4구역 인근에 각각 홍보관을 열고 조합원 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대건설은 옛 크라운호텔 부지에 ‘디에이치 한강’ 홍보관, 삼성물산은 이태원 명보빌딩에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홍보관을 각각 열었다. 이곳에서는 설계안과 함께 단지 모형을 공개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공공 350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는 3.3㎡당 940만 원 수준으로 총 예정 공사비는 1조5723억 원에 달한다. 한남4구역은 남산을 경관으로 두고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배산임수 명당이자 최고의 입지를 갖춘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댓글 0